8월 14일
오랜만에 꺼내 입은 옷이었다. 앞은 짧고 뒤로 갈수록 길어지는 원피스인데, 걸으면 뒷부분이 펄럭펄럭 휘날리는 게 좋았다.
가까운 공원에 도착해 사진을 찍던 영빈이 소리쳤다.
“어, 잠깐만. 옷이 왜 그래.”
나는 벌레라도 묻은 건가 싶어 황급히 옷을 털어냈다.
“아니 벌레가 아니라. 옷이 다 찢어졌는데.”
그럴 리가 있겠냐며 옷을 확인해보니 정말 뒤에 한 부분이 너덜너덜 찢어져 있었다. 커다란 구멍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자잘한 구멍까지. 감자 짓이 분명했다.
‘이놈에 감자… 장롱문 열어 놓은 내 탓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