쫩쫩 와그작 맛있는 소리

자율급식과 제한급식 사이

by 이도


"도대체 얼마만큼의 양과 횟수로 밥을 줘야 하나."라는 고민은 가장 먼저 하게 되지만 끝이 없다. 고양이 사료는 단백질 함량이 높아 공기 중에 접촉되는 동시에 산패가 진행된다고 하기에 조금씩 자주 급식했다. 익숙하지 않은 사료 냄새가 불편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 번에 먹을 양만 덜어 주고 남기면 바로 치워 완전 제한 급식을 했다. 그러다 보니 감자 밥 챙기는 일이 '일'이 되었다. 고양이는 하루에 6~7 끼니를 먹는다는데 3~4시간은 금방 흘렀고 울거나 보채면 하고 있던 일을 접어두고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감자를 데리고 오면서 했던 '잘 키울 수 있을까' '행복한 묘생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우리 집에서 행복한가'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으로 이어져 부담이 되었다. 내가 데리고 왔으니 책임지고 감자의 행복을 만들어 줘야 했다.

내 인생에 갑작스럽게 들어온 감자 때문에 균형을 잡지 못했다. 함께 사는 정도 들기 전에 많은 유튜버나 수의사의 조언을 들었고 실천을 다짐했다. 그렇게 감자를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내 일상은 미뤄졌고 집에 들어가는 일이 '쉼'에서 '노동'이 되어갔던 것이다. 당연히 오래갈 수 없는 마음가짐이었다. 나의 욕심이기도 했다.


이제는 어떤 돌봄의 방식보다 함께 행복한 것이 더 중요한 일임을 안다. 점점 급식 횟수를 줄이면서 감자 돌봄과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밥 패턴이 바뀌면 냥이의 신체리듬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감자 화장실을 치우다가 번뜩하며 알게 된 사실이다. 하루에 큰일을 보는 시간과 양은 급식 시간과 양에 따라 달라졌고 규칙적이었다.


지금은 습식 2회 건식 2회 총 4번으로 제한급식과 자율급식을 하고 있다. 눈 뜨자마자 습식 캔을 주고 출근 전 건식사료를 준다. 집에 돌아와 습식 한 그릇 하고 나면 밤새 먹을 건식사료를 주는 방식이다.

퇴근 후에 낮에 남긴 건식사료에 캔을 섞어 주고 그 모습을 보는 시간이 좋다. '쩝쩝'하는 소리만 들리다가 사료가 섞여 들어갔는지 '와그작'하는 소리가 들린다. 베개를 안고 누워 감자가 코를 박고 한 그릇 해치우는 모습을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알람 대신 냥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