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장면에서 본 질문 중심 교육
AI 시대의 교육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묻는다. "그래서 실제 수업에서는 뭘 해야 하나요?" "AI를 쓰라는 건가요, 말라는 건가요?"
이 질문은 정당하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 조급한 질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AI 시대의 교육 변화는 새로운 도구를 추가하는 문제라기보다, 같은 장면을 다른 태도로 바라보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기, 실제 교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 가지 장면을 통해 그 차이를 살펴보자.
1. AI를 '답변기'로 쓰는 수업 vs '의심의 대상'으로 쓰는 수업
많은 교실에서 AI는 이미 쓰이고 있다. 2024년 Carnegie Learning의 조사에 따르면, AI를 사용하는 교사의 52%가 아이디어 생성과 브레인스토밍에 AI를 활용한다. 학생들은 과제를 하기 전에 AI에게 묻고, 글을 쓰기 전에 초안을 생성한다.
이때 교육이 아무 개입도 하지 않으면, AI는 자연스럽게 정답 기계가 된다.
하지만 질문 중심 교육에서는 같은 장면이 다르게 구성된다.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호우만 하루니 교수는 자신의 수업에서 이런 방식을 시도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어려운 사례 연구를 제시했다. 쉬운 해결책이 없는 문제였다. 학생들의 초기 반응은 ChatGPT가 제시한 아이디어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하루니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ChatGPT를 통해 자신의 상상력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깨달은 후에야, 학생들은 자신도 AI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들을 떠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순간, AI는 더 이상 답변기가 아니다. 의심해야 할 텍스트가 된다. 이 수업의 목적은 더 좋은 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왜 이 답이 이렇게 나왔는가"를 묻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다.
하루니 교수는 강조한다. "AI가 답을 주는 순간, 그곳에서 교사의 진짜 수업이 시작됩니다."
2. 완벽한 개인화 학습 vs 의도적으로 어긋난 과제
AI 기반 학습 시스템은 학생의 수준에 맞춘 최적의 경로를 제안한다. 막힘 없이, 좌절 없이, 효율적으로. 하지만 질문은 막힘 없는 경로에서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USF 세인트피터스버그의 자퍼 우날 교수는 TeacherServer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640개 이상의 AI 도구를 담은 이 플랫폼은 현재 200만 명 이상(2024년 중반 기준)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교사들은 이 도구로 수업 계획, 평가, 연구 등을 지원받는다.
그런데 우날 교수가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교사들은 AI를 주로 수업 전후에 사용했지, 수업 중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학생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와 공식적인 교육 부족 때문이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AI가 모든 것을 매끄럽게 만들어준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좋은 교육은 아니라는 것이다.
상황을 하나 상상해보자. 어떤 교사가 학생들에게 의도적으로 이런 과제를 낸다. "이 문제는 지금 여러분의 수준보다 조금 어렵습니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대신, '어디서부터 이해가 안 되는지'를 적어보세요."
여기서 평가 대상은 정답이 아니라 막힘의 위치다. 어디서 이해가 멈췄는가, 무엇이 설명되지 않았는가, 어떤 전제가 납득되지 않았는가.
이 수업에서 학생은 '못하는 사람'이 되지 않는다. 대신 자기 사고의 경계를 인식하는 사람이 된다. AI 시대의 교육은 이런 의도적인 어긋남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3. 즉각적 피드백 대신, 늦게 오는 질문
AI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틀리면 바로 고쳐주고, 더 나은 표현을 제안한다. 2024년 EdTech Magazine의 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의 25%가 AI가 개인화 학습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18%는 학생 참여도 향상에, 17%는 학습 성과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어떤 수업에서는 피드백을 일부러 늦춘다. 과제를 제출한 뒤, 교사는 바로 평가하지 않는다. 대신 이런 질문만 던진다. "이 과제를 제출한 지금,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학생은 교사의 평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불편함과 먼저 마주한다. 이 과정은 느리고, 때로는 답답하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사유는 외부 평가가 아니라 내부 기준을 갖기 시작한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렇게 제안한다. "학생들과 함께 대면으로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하세요. 가능하다면 수업 시간에 AI가 생성한 응답을 공유하고 학생들이 그것을 고려하도록 하거나, 학생들이 집에서 기술을 실험하고, 경험을 기록하고, 수업에서 공유하도록 하세요."
AI가 대신할 수 없는 학습은 대개 이런 순간에서 일어난다.
이 사례들이 공통으로 지키는 한 가지
이 세 장면에는 공통점이 있다. AI를 제거하지 않는다. 기술을 부정하지 않는다. 효율을 완전히 버리지도 않는다.
대신 한 가지를 끝까지 지킨다. 질문이 인간 쪽에 남아 있도록 설계한다. 답은 AI가 줄 수 있지만, 의심은 인간이 해야 하고, 불편함은 인간이 견뎌야 하며, 선택의 책임은 인간에게 남는다.
이것이 AI 시대 교육의 최소 조건이다.
교육은 기술보다 먼저 태도를 선택한다
AI 시대의 교육은 "어떤 도구를 쓸 것인가"보다 "어떤 순간을 인간에게 남길 것인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워싱턴 주 교육청이 2024년 발표한 AI 가이드는 "인간 탐구 → AI → 인간 역량 강화"라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AI는 과정의 일부일 뿐, 시작과 끝은 인간의 몫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넬 대학의 교육 센터는 AI 시대 교육의 핵심 원칙을 이렇게 정리한다:
1. 교수-학생 관계의 온전함 유지
2. 실험, 증거, 경험으로부터의 학습에 대한 헌신
3. 교실에서 교수진의 판단과 전문성을 중심에 두기
이 선택이 없다면, 아무리 윤리적인 가이드를 붙여도 교육은 기술의 하위 기능으로 흘러간다.
실제 교사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2024년 Microsoft의 조사에 따르면, 교육자의 68%가 AI를 한두 번 사용해봤고, 22%만이 매일 사용한다. 그러나 24%만이 AI에 대한 강한 친숙도를 주장한다. 50%의 교사들은 가장 큰 도전 과제로 훈련과 지원 부족을 꼽는다.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하루니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교사의 역할은 기술이 열어주는 가능성을 보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는 AI가 할 수 없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로봇과 달리, 우리는 스스로 질문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질문하는 법, 자신의 질문을 되짚어보는 법, 그리고 자기 생각과 AI가 제시한 답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그는 또한 경고한다. "기본 도구가 바뀌었다면 가르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학생들이 ChatGPT 같은 AI로 빠르게 답을 찾는다면, 문제는 학생이 아니라 수업 방식에 있습니다."
어디까지 가볼 것인가
AI 시대의 교육은 질문을 남길 것인가, 불편함을 허용할 것인가, 느린 사고를 지켜줄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UNT(노스 텍사스 대학)의 가이드는 실용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 블룸의 분류학을 사용해 ChatGPT 같은 기술과 함께 작업하기 위한 학습 목표를 만들어라
- 성공적인 학습 행동과 전략을 일반적으로 강조하는 강의계획서 언어를 사용하라
- 과제에서 ChatGPT 사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하든 사용하지 않든, 그 선택의 이유를 학생들에게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다. 투명성이 신뢰를 만든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더 어려운 질문으로 들어간다. AI 시대에도 평가와 시험은 가능한가? 정답을 재는 시험에서 사유를 드러내는 평가로, 우리는 어떻게 전환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