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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캉 Sep 04. 2024

난 도교적 이치를 깨달은 걸까

-물욕과 의욕사이

하루하루 일상은 누군가가 짜준 계획대로 흘러간다. 분명 누군가가 모든 것을 세팅하고 조정하는 것 같다. 나는 트루먼쇼의 트루먼, 아니 투르먼의 친구(?)처럼 세트장 같은 계획된 일상에 지치고 있다. (으으음모론이다.)


군대 가기 전에 알바하는 아들이 물어본다.
“뭐 사고 싶으신 거 있으시면 얘기하세요.”

첫 알바 월급(?)을 타니 선물을 사준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았다.

“사고 싶은 것?”

물욕이 사라진 걸까?

얼마 전에 12월 걷기 여행을 위해 필요하다는 자기 변명으로 산 트레킹 러닝화, 그 후에 아무것도 살게 없다. 아니, 사고 싶은 게 없다.

….. 음….. 이상하다.

쇼핑 장바구니에는 몇 십 개의 살 것이 가득 담겨 있지만 막상 사려고 하면

 “굳이? “

필요한 것이나, 절실히 원하는 것이 딱히 없다.

난 벌써 ‘안분지족’하는 삶인가, 아님 스스로 ‘상선약수’의 도교적 이치를 깨달은 걸까?

사실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냥 일상의 재미와 의욕을 잃은, 인생의 권태기이거나 우울증인 것을…

지금은 그냥 걷고 싶은 갈망만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이것이 어떤 스위치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함으로.

무얼 사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이 아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흘러가듯 그냥 두어야 한다.(무위자연) 그냥저냥…


-24.9. 어느날. 로캉.


바다가 보이는 야외 카페는 시간도 잠시 멈추었다가 간다. 나도 잠시 카페에 멈추었다 가야한다. (24.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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