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 말뫼대학교(MalmöHögskola) 유아교육과 학생 한유정
<한국교사, 스웨덴 교육을 마주하다> 교육 인터뷰 연재의 첫 시작은 말뫼대학교(MalmöHögskola) 유아교육과에 재학 중인 한유정 씨와의 인터뷰이다. 아무래도 유아교육을 다루다 보니 교육 시스템과 교육 철학과 함께 전반적인 사회, 복지 시스템과 국가적 보육 정책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하게 되었다. 인터뷰는 자연스레 유아 교육의 철학, 방식, 내용에서 스웨덴의 현 보육 정책과 그러한 정책이 자리 잡은 사회적 배경으로 흘러가게 된다. 아무래도 인터뷰에 응해준 한유정 씨가 유아교육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자 실제 스웨덴에서 취학 전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에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지 않나 싶다.
한유정 씨는 스웨덴에 온 지 8년이 되었고 아이들을 무척 좋아해서 유아교육과에 진학했다고 한다. 스웨덴에 살며 한국인들을 만날 기회는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스웨덴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거나 스웨덴 교육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있는 한국 분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한국인 이웃의 소개로 유정 씨를 만나게 되었다. 유정 씨를 만나 인터뷰하기 전 여러 스웨덴 교사들을 만나 인터뷰했었는데(인터뷰 순서와 연재 순서는 다르기에) 처음으로 한국 사람과 인터뷰를 하게 되어 더욱 반가웠고 그동안 궁금했던 부분을 더 편하게, 또 자세히 물어볼 수 있었다. 유정 씨 또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자 하는 마음이 컸고 초등학교 교사인 나와 스웨덴에서 유정 씨처럼 대학(원) 교육을 받고 있는 아내, 우리 둘의 각기 다른 경험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었다고 한다.
-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름, 나이, 경력, 전공 등)
유정: 이름은 한유정이고 35세입니다. 현재 말뫼대학교 유아교육과 4학기에 재학 중이에요. 스웨덴에 산지는 8년이 되었고 한국에서는 산업 디자인 전공을 했어요. 또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 유아 교육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정: 기본적으로 아이를 좋아해요. 또한 이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아이를 가르칠 때 줄 수 있는 것만큼이나 아이들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워요. 또한 유치원 교사가 스웨덴 사회의 양성 평등에 큰 기여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전공을 선택했어요. 유치원 교사가 없다면 부모가 아이를 맡길 곳이 없고 부모가 마음 놓고 직장 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보육과 교육은 하나의 정해진 답이 없고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것도 유아 교육 전공을 선택한 이유예요.
- 재학 중인 말뫼대학교에 대해 소개를 해주신다면?
유정: 말뫼대학교는 1948년에 치과 학부만 있는 단과 대학으로 출발했어요. 이후 룬드 대학의 일부였다가 1998년 독립적인 Malmö Högskola가 되었어요. 말뫼는 2000년대 이전에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도시였으나 조선업이 쇠락해서 2000년대 초반부터 IT, 환경도시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 노력의 하나로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Malmö Högskola 또한 건물을 늘려가며 점점 더 발전하고 있습니다.
- 학과에서는 어떠한 전공 내용들을 공부하고 있나요? 현장 실습 또한 교육 과정에 포함되나요?
유정: 현장 실습은 일곱 학기 중 두 학기를 제외한 다섯 학기에 4주씩 있어요. Malmö Högskola가 지역 유치원과 교류를 맺어 학생들이 각 유치원에서 실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그동안 배웠던 과목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어요. 교육과 유치원, 아동 정신학, 유아 교육학, 보육 리더십과 보육 윤리, 미술학, 언어, 수학, 과학, 특별 교육학, 사회 구조와 유치원의 관계 등이 있어요. 또한 Malmö Högskola교육 과정의 특별한 점은 마지막 학기인 7학기에 졸업 논문을 쓰는 것이 아니고 6학기에 논문을 쓴다는 거예요. 6학기에 논문을 마치지 못하는 학생들이 7학기에도 논문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 동안 논문을 쓰도록 배려해 주는 시스템이죠.
- 그 외에 직접 느낀 한국과 스웨덴 대학의 교육 방식의 차이는 무엇이 있나요?
유정: 우선 수업 방식의 차이를 말씀드릴게요. 한국은 강의식 수업이 많은데 스웨덴에서는 강의 20%, 토론 80% 로 수업이 진행돼요. 두 번째는 교수와 학생의 관계가 다르다는 것이에요. 스웨덴은 교수와 학생이 동등하게 토론에 임하고 학생이 교수에게 '왜?'라고 묻는 등의 비판적 질문이 자유로워요. 그리고 시험을 볼 때, 정해진 답을 요구하는 것보다 '00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분석하시오.'라는 시험 문제가 굉장히 많아요.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는 것이죠. 저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스웨덴에서 공부하며 처음엔 좀 힘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스웨덴 대학은 교양 과목이 없어요. 모두 전공과목으로 짜여 있고 한 과목을 집중 이수하는 방식이에요. 한국은 (중, 고등학교처럼) 일주일에 여러 과목의 수업을 듣지만 스웨덴 대학은 한 과목을 1~2달 동안 듣고 다 마치면 다른 과목으로 넘어가는 식이에요.
- 전공 내용 중에서 인상 깊었던 과목이 있었나요?
유정: (문제 행동에 대한) 특별 교육학이요. 예전 스웨덴 교육계에서는 문제 행동을 하는 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 안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 방법을 찾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문제 원인을 사회 구조 안에서 찾으려고 노력해요. 이를테면 ADHD를 가진 아이가 있다면, 예전에는 이 아이가 인지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이의 주변 환경을 바꿔주면 그것이 문제 행동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를 지원하고 교육 방식 자체를 그 아이에게 맞추려는 방향으로 점점 변화하고 있어요. 그 부분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 그렇다면 교실에서 문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유정: 스웨덴에서는 한 반에 최소 2명 이상의 선생님이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하면 특별 선생님(special teacher)이 그 아이를 잠깐 데리고 나가서 진정을 시킨다거나 상담을 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요. 진정이 되면 다시 교실에 들어오고요. 이러한 방법은 교사 1명 당 맡게 되는 학생 수가 줄어들어야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 스웨덴의 유아 교육은 어떠한 단계(학제)를 가지고 있나요?
유정: 스웨덴 부모들은 보통 아이들이 만 1세 ~ 만 1세 6개월이 되면 유치원에 보내요. 스웨덴 유아 교육은 한국처럼 어린이집, 유치원으로 나뉘어 있지 않고 하나의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어요. 만 1세 ~ 만 5세까지는 유치원(förskola)에서 교육을 받으며 만 6세에는 학교에 속해있는 0학년(förskoleklass)이 되어 초등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요. 또한 유치원의 반 편성은 각 유치원마다 다른데 어떤 유치원은 연령별로 2세, 3세, 4세 학급이 따로 나뉘어 있고 다른 유치원은 1세 ~ 2세 반 학급, 2세 반 ~ 5세 학급으로 구성돼요. 보통 후자의 유치원 형태가 더 많아요. 그 이유는 서로 다른 나이 때의 아이들이 함께 있을 때 배울 수 있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 스웨덴 유치원은 공립과 사립으로 나뉘어 있나요? 어떤 유치원들이 있나요?
유정: 스웨덴도 한국처럼 공립과 사립 유치원 둘 다 있어요. 하지만 한쪽의 선호가 특별히 높은 것은 아니고 대부분 집 가까운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요. 2014년 기준 만 1세 ~ 만 5세 스웨덴 아이들 중 84.2%가 유치원을 다녀요. 그중에서 80.1%가 공립 유치원, 19.9% 가 사립 유치원을 다니고요. 사립 유치원은 추가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외에 다양한 수익 방법을 고안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바쁜 맞벌이 부모를 위해 저녁 도시락을 파는 유치원들이 있죠. 아이들을 보살피고 교육하는 것만으로 비용을 더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외적인 부분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죠. 발도로프, 몬테소리 교육법 등 특별한 교육과정을 도입한 사립 유치원도 있어요. 부모 협동조합 유치원이라는 형태의 유치원도 있고요. 이 형태의 유치원은 학부모들이 직업 원장과 교사를 구하고 자신들이 청소, 요리 등의 활동에도 직접 참여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공동육아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 스웨덴의 유치원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교육이 이뤄지나요?
유정: 유치원에서는 전인교육을 목표로 교육이 이뤄져요. 그래서 과목을 따로 정해놓고 배우지 않아요. 유치원마다 다르지만 보통 주제를 정해놓고 그에 관해 다방면으로 배워요. 예를 들어 사과를 주제로 한다면 미술 활동(사과를 단면으로 잘라 물감으로 찍기), 과학 활동(사과 껍질을 상온에 두었을 때, 왜 색깔이 변할까? 그걸 방지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그 주제에 관한 과학 개념 학습과 실험), 가정 활동(사과를 직접 자르고 깎아서 사과 무스를 만든 후, 오후에 간식으로 먹기), 언어활동(사과에 관한 책 읽기) 등을 해요.
스웨덴의 유치원에는 야외활동이 많아요. 보통 하루에 2번은 야외에서 활동해요. 특히 여름에는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야외에 있어요. 체육 활동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미술 등의 과목도 야외 활동과 연관 지어서 교육을 하고요. 제 생각에 이렇게 실외 활동을 강조하는 이유는 스웨덴의 날씨 때문인 것 같아요. 스웨덴은 흐리거나 눈이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 많은데 날씨가 좋지 않다고 매일 실내에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런 날씨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야외에서 더 자주, 또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교사가 교육과정을 계획할 때에는 아이들이 흥미로워하고 알고 싶어 하는 것들을 위주로 계획을 세워요.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국가에서 제시하는 기초적인 교육과정이 있고 세부 교육 계획은 교사가 마련해요.
- 스웨덴 유아 교육의 가장 큰 목적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유정: 유치원 교육 지침서와 초등학교 교육 지침서를 살펴보니 맨 첫 줄에 나오는 내용이 '유치원은 민주주의를 바탕에 둔다.' '학교는 민주주의를 바탕에 둔다' 였어요. 민주주의의 가치가 유치원에서 드러나는 영역은 세 부분이에요. 첫 번째는 교사와 아이들의 관계에서 표현되는 민주주의, 두 번째로 아이들 사이에서 표현되는 민주주의, 마지막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의 민주주의예요.
첫 번째 부분을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유치원에서는 어른은 소수이고 아이가 다수예요. 그래서 어른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아이가 무엇을 배워야 할지 지시하지 않고 아이들의 흥미를 고려하고 아이들 중심으로 교육 활동을 계획하죠.
다음으로 아이들 사이에서 표현되는 민주주의는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하고 아이들에게도 서로를 존중하도록 가르쳐요. 이를테면 같은 성별의 부모를 가진 아이들, 여자아이들이 주로 입는 옷을 입는 남자아이(또는 반대의 경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이... 그런 모습들이 '이상하다'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교육을 해요. '가정의 형태는 정해져 있지 않고 다양할 수 있으며 그것은 존중받아야 한다.'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이나 강한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차별 금지 교육도 해요.
마지막으로 스웨덴에서는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민주주의가 표현돼요. 옛날에는 스웨덴에서도 '아이는 백지상태 혹은 어른들이 채워줘야 하는 연약한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아이들도 무언가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준다거나 안내해 줘요. 일례로 한 살 아이가 겨울용 외투를 혼자 입을 때 부모는 아이가 도와달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 도와주지 않고 끝까지 기다려요.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식사 시간에 스스로 음식을 떠 오고 정리를 해요. 물이나 우유도 본인이 따라 마시고요. 이런 부분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있어요.
- 스웨덴의 유아 교육 과정에서는 양성 평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교육한다고 들었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양성 평등 교육이 어떠한 형태로 이뤄지나요?
유정: 스웨덴 사회에서는 성차별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이것은 유치원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어 여자 아이에게 '너 오늘 예쁘다.' '옷이 귀엽네.'라고 하거나 남자아이들에게는 '오늘 입은 티셔츠가 멋있다.'와 같은 칭찬도 아이들의 성 역할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교사는 양성 평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칭찬해야 돼요. 또한 양성 평등 교육은 유치원에서 배울 뿐 아니라 가정에서 엄마와 아빠가 맞벌이로 일하는 모습, 부모가 가사 분담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것 같아요.
- 우리나라는 취학 전 아동에게 무상 보육을 위한 예산을 지원합니다. 스웨덴의 무상 보육 시스템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유정: 스웨덴 유치원은 무상 보육이 아니라서 학비가 있어요. 가정 수입에 따라 학비가 다르게 책정되고 가장 많이 내는 경우 유치원 학비의 월 상한선은 1명의 아이당 1,362 SEK(약 17만 원) 예요. (둘째는 908 SEK, 셋째는 454 SEK, 넷째는 0 SEK) 그런데 국가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매달 1,050 SEK (약 13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요. 즉, 아무리 비싼 유치원을 다녀도 한 가정이 내는 돈은 1,362 - 1,050 = 312 SEK (약 4만 원)이라고 볼 수 있죠. 또한 한국에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부모가 직접 유치원에 지원을 하지만 스웨덴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해당 코뮌(지자체)이 일정 기간 내에 아이가 갈 수 있는 유치원 자리를 마련해 줘야 해요.
- 스웨덴의 유아 교육은 의무 교육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만약 부모가 아이를 집에서 양육하면 그에 대한 지원이나 보조금은 달라지나요?
유정: 스웨덴에서는 부모 둘 중에 한 명이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돼요. 시간은 코뮌(지자체)마다 다른데, 예를 들면 이 곳 룬드는 주 25시간,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스타판스토프(Staffanstorp)는 주 15시간까지 유치원을 보낼 수 있어요. 보조금은 아까 말씀드렸듯 아이 1명당 1,050 SEK를 지원해 주고요. 부모가 아이를 집에서 양육한다고 해서 추가 보조금은 없어요. 그래서 아이를 집에서 직접 양육하는 가정이 많지 않아요.
- 맞벌이를 하는 가정의 경우 아이 등원과 하원 시간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해요. 스웨덴에서는 유치원에 아이를 몇 시까지 맡길 수 있나요?
유정: 유치원마다 다르지만 보통 부모들의 편의를 봐주는 편이에요. (유치원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오전 7시에서 부모의 퇴근시간인 오후 5시 반까지는 아이를 맡길 수 있어요. 그리고 스웨덴에는 밤이나 주말에 보낼 수 있는 유치원이 따로 있어요. 부모가 3교대를 하는 직업이라 아이를 맡길 데가 없을 때는 밤에 여는 유치원에 보낼 수 있어요. 이런 형태의 유치원은 일반 유치원에 포함되어 운영되지 않고 그 유치원만 따로 운영해요. 주말에만 보낼 수 있는 유치원도 마찬가지고요. 이건 다른 부분의 이야기인데 아이가 아픈 경우에 부모가 직장으로부터 휴가를 얻잖아요? 스웨덴에서는 아픈 아이를 돌보기 위해 부모가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또한 직장으로부터 휴가를 얻을 수 있어요.
- 스웨덴의 유치원 교사는 어떤 과정을 거쳐 유치원 교사가 되나요?
유정: 유치원 교사가 되기 위해선 네 가지 방법이 있어요. 1. 유치원 정교사(Förskollärare) -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고 210학점 이상을 이수함, 2. 일반교사(Pedagog) -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했으나 120학점을 이수함, 3. 보조교사(barnskötare) - 고등학교에서 유아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했거나 성인교육기관(komvux)에서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함, 4. 대체교사(Vikarie) - 특별한 자격 요건은 없고 아이들을 좋아하면 가능함. 이렇게 네 가지 방법이 있어요.
- 지금은 없어졌지만 과거 스웨덴의 초등학교 교사는 1년의 수습 기간을 거친 후 정식 교사로 근무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유치원 교사도 이와 같은 구조인가요?
유정: 스웨덴에서 유치원 교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인턴 기간 없이 바로 정교사가 되어 근무할 수 있어요. 일자리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요. 유치원 교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우선 유치원에서 게시한 구인 공고를 찾아보고 지원을 한 뒤, 서류나 면접 심사를 거쳐서 합격하면 유치원 교사로 일 할 수 있어요.
- 스웨덴의 유아 교육 학과 졸업 후, 유치원 일반 교사 외에 어떠한 진로를 계획할 수 있나요?
유정: 실무 경험 3년을 쌓은 후에 2년 과정의 상담 교사(문제 행동 아이에 대한 상담, 지원) 코스를 지원할 수 있어요. 유치원 안에서 미술 교육을 담당하는 미술 교사 양성 과정을 이수할 수도 있고요. 또한 유치원 원장이 되기 위한 코스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 유치원 교사의 사회적 지위와 대우는 타 직종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가요?
유정: 스웨덴은 한국처럼 교사를 어렵게 생각하고 존경하는 문화가 없어요. 하지만 사회 구조가 평등하기 때문에 교사를 대할 때에도 수평적인 방법으로 대해요. 물론 유치원 교사 또한 여느 다른 직종의 사람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요.(휴가나 근무 시간, 정년 보장 등) 스웨덴에서 유치원 교사의 봉급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유치원 교사가 굉장히 부족한 상태라 점점 봉급이 오르는 등 대우가 좋아지고 있어요.
참고로 스웨덴에서는 모든 일자리에 있어 고용 보장이 되고 동등한 대우를 받기 때문에 사람들이 직장을 구할 때, 자기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 또한 다른 요소를 고려하기보다는 제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유치원 교사가 되기를 선택했고요.
- 스웨덴 교육의 장점에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유정: 세 가지를 생각해 봤어요. 우선 아이 중심의 교육이라는 거예요. 두 번째는 국가가 아이의 성장을 잘 뒷받침해주는 것이고요. 예를 들자면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가 있다면 아이 안에서 문제를 찾기보다는 사회 구조를 바꿔서 아이를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요.
마지막으로 교사 한 명당 아이의 수가 적다는 것이에요. 평균적으로 유치원 교사 1명 당 돌보는 아이들 수는 7명 정도 돼요.
- 마지막 질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스웨덴에서 살면서 느낀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 있나요?
유정: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느긋함, 여유라고 말할 수 있어요. 거의 모든 직종이 4주간의 휴가를 가져요. 또 매사에 ‘빨리빨리’가 없기 때문에 느긋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도 한국과의 차이예요. 마지막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라는 점도 제가 느낀 차이점이에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는 고학년 담임만 맡았었고 개인적인 관심도 부족해 유아교육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없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서는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 육아와 보육에 대해 좀 더 가깝게 생각하게 되었고 아내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전보다 많아졌다. 단지 교사로서 교육과 보육을 생각하던 때와는 다른 입장에서 유아교육을 바라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스웨덴에 오고서는 부부의 맞벌이를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와 그를 뒷받침하는 사회 시스템을 보고 스웨덴의 유아교육과 국가 보육 정책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유아교육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실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유정 씨와의 인터뷰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또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인터뷰를 통해 유아교육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 방식과 시설, 그리고 제도에 대해 한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며 발전시켜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고 또 생각하게 된 것들은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스웨덴이 이렇게 육아 친화적인 사회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컸다. 그래서 다음 화에서는 스웨덴 유아 교육의 구조와 모습에 대해 알아보고 스웨덴의 보육 친화적인 환경과 보육 정책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