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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스웨덴 부부 Jul 25. 2017

한국교사, 스웨덴 교육을 마주하다

한국의 교육에 새로운 자극이 되기를 기대하며 시작한 글짓기



우리 부부는 지금 스웨덴에 살고 있다. 나는 스웨덴에 오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7년가량 근무했다. 그러다 결혼 직후 배우자 동반 휴직을 하고 스웨덴 대학원에 진학한 부인을 따라 스웨덴에 오게 되었다. 나는 예전부터 스웨덴, 핀란드 등의 북유럽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교육을 업으로 삼으면서는 특히 북유럽 교육에 관심이 깊어졌다. 내가 우리 사회에서 마주한 교육을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에는 입시 경쟁을 겪으며 '이런 지옥 같은 입시의 굴레를 벗어날 순 없을까?'란 생각을 가졌었고, 학교 현장에 나와 근무하게 되면서는 누구나 그렇듯 '현재 우리 학교, 또 교육을 대안적인 방법으로 발전시킬 수 없을까?'와 같은 고민을 했다. (현재 한국 학교, 공교육의 모습과 문제점, 대안적인 발전 방향에 대한 고민은 글을 통해 앞으로 더 풀어나가고자 한다.)


교사로서의 고민과 함께 지금 우리는 '부부'로서 고민한다. 우리가 아이를 갖게 된다면, 우리의 아이는 어떤 환경에서 어떤 교육을 받으며 자라날 것인가? 매일 묻고 답하지만 교사로서도, 예비 부모로서도 아주 명쾌한 답은 없다. 아직 하고 싶은 공부가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은 아내는 자신을 위해서도, 아이를 위해서도 한국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 두렵다고 말한다. 아이를 낳음으로써 한계를 갖게 되는 한국의 엄마들, 태어나면서부터 무한경쟁에 노출되는 아이들, 스웨덴에 오고 그들의 사회와 삶을 바라보며 이 모든 것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런 고민들에 대한 대안적 시각을 발견하고자 우리 부부가 의기투합하여 새로운 일을 기획했다. 이름하여 '한국 교사, 스웨덴 교육을 마주하다 - 스웨덴 교육 인터뷰'. 대학에서 영어과 교직이수를 했고 현재는 지속가능 과학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디어 뱅크 아내와 교대를 졸업하고 스웨덴에 오기 전까지 초등학교 현장에서 근무한 초등학교 교사가 힘을 모아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고 있다. 스웨덴 교육 인터뷰란 무엇인지, 이 인터뷰를 계획하게 된 이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어떤 형태로 피드백을 할 예정인지 등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스웨덴의 학교,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왜 스웨덴 교육인가?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나는 아내와 함께 스웨덴에 오기 전,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7년 정도 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담임과 교과 전담 등을 맡으며 다양한 아이들과 만났고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근무했다. 처음엔 학교 환경이 낯설어 어려움을 겪었지만 몇 년이 지나자 많은 부분이 익숙해지고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그러나 학교의 시스템에 익숙해지면서 매너리즘이 생겼고 교사로서 느꼈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교실 안에서의 상황, 교육 제도적인 차원의 문제점, 개별 학교 단위의 문제점)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돌파구를 찾고 싶었지만 익숙한 주변 환경에 안주하면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무시하거나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여기게 되었다. 또한 이런 나 스스로의 고민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동력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여기까지가 한국에 있었을 때,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느꼈던 나의 고민이자 내 모습이었다. 운이 좋게도 스웨덴에서의 생활이 시작되면서 내가 몸 담던 학교 사회에서 벗어나 조금은 객관적으로 학교와 교육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가까이 볼 때는 볼 수 없고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멀리 떨어져서 보면 서서히 보이게 되고 때로는 낯설게 여겨지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한국의 교육을 조금 더 객관화하고 더 낯설게 바라보고자 스웨덴 교육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한다. 우리의 교육과 스웨덴의 교육을 비교하게 되면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한국의 교육 체계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궁극적으로는 스웨덴에서 교육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해서 우리 교육에 적용시키고 싶다.


두 번째로, 한국의 교육계는 북유럽 교육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크다. 많은 선생님들이 인권과 평등, 자율성을 중시하면서도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하는 북유럽의 교육은 한국과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해하고 배우고 싶어 한다. 몇 해 전, 우리나라 교육계에 핀란드 교육 열풍이 불어 관련 서적, 벤치마킹을 위한 해외 탐방 연수 등이 유행했다. 핀란드 교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스웨덴 교육. 그리고 같은 북유럽 국가이지만 핀란드의 교육 방식과는 대비된다는 스웨덴의 교육 방식에 대해 많은 선생님들이 궁금해하시는 것 또한 이번 인터뷰를 계획하게 된 또 다른 이유이다. 일련의 인터뷰와 스웨덴 교육에 대한 탐구를 통해 얻게 된 결과물들을 우리나라의 선생님들, 교육자 분들과 함께 공유할 계획이다.


스웨덴에 와보니 이 곳의 교육자들 또한 한국의 학교, 교육 방법, 교육 구조 등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인터뷰를 진행하며 스웨덴의 교육 시스템도 그 나름의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인터뷰를 통해 완벽하지 않은 양국의 '교육'이 서로의 장점을 취해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우리는 이 인터뷰들을 통해 소소하게나마 스웨덴 교육과 한국의 교육을 이어 줄 수 있는 가교의 역할을 해보고자 한다.


교사와 직접 만나 스웨덴과 한국의 교육 현실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한 '스웨덴 교육 인터뷰'


  스웨덴 교육 인터뷰란,

스웨덴 교육 인터뷰는 다양한 스웨덴 교육 관계자 -스웨덴의 초, 중, 고등학교 교사 및 교육학과 학생(예비 교사), 교육행정 담당자 등- 들을 만나 스웨덴의 교육에 대한 질의를 통해 답을 얻고 인터뷰 대상과의 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교육에 대한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질문은 스웨덴 '교육'에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하고 교육에 관계된 사회적 구조, 제도, 현상 등도 포함하고 있다. 여러 회차에 걸친 인터뷰를 하며 각 회차별로 인터뷰 내용을 브런치와 교사 커뮤니티에 게시해 피드백을 얻을 계획이다. 또한 이런 피드백들을 통해 우리 교육계에서 궁금해하는 스웨덴 교육에 대한 질문을 지속적으로 추가해나가고자 한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

일회성 인터뷰로 마치지 않고 시리즈별로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교육계에 계시지만 다양한 직군을 가진 분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각 대상에 맞는 내용의 인터뷰를 하고자 한다. 따라서 인터뷰 질문의 질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사 커뮤니티에 '스웨덴 교육 인터뷰' 관련 글을 올렸고 많은 선생님들께서 궁금한 사항들을 댓글로 달아주셨다. 우리는 이를 토대로 인터뷰를 진행할 때 사용할 질문 목록을 만들었다.


약 70개 정도로 추려진 질문들은 1) 교사의 학생 지도 및 학급 차원의 질문 2) 교원 인사 및 선발 3) 개별 학교 차원의 질문 4) 교육 정책 및 사회 시스템 수준의 질문 5) 교사와 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질문으로 분류했다. 분류한 질문은 그 질문에 가장 적합한 인터뷰 대상에게 물어볼 계획이다.


선생님들께서 올려주신 궁금증과 질문 중 일부 - 많은 선생님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셨다.


앞으로 인터뷰는 유아교육-초등교육-중등교육-대학교육 순서로 연재된다. 첫 번째는 스웨덴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있으며 실제 두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는 한국인 한유정 씨와의 인터뷰이다. 인터뷰 내용은 스웨덴 보육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성과 스웨덴의 유아교육이 가지는 특징, 크게 이 두 가지로서 이 인터뷰를 통해 스웨덴의 보육 친화적인 환경의 실제 모습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현재 스웨덴에 살고 있지만 우리가 스웨덴에 대해 아는 것은 그리 많지도, 깊지도 않다. 다만 이 곳에 살면서 한국의 교사인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다양한 스웨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한 스웨덴 사회와 교육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싶다. 한국 교육에 문제가 있으니 스웨덴 교육을 본떠와서 뜯어고쳐보자, 이런 생각에서 이 인터뷰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 이 곳에서 생활하며 배운 것 중 하나는 무엇이든 완벽할 수 없고 다만 더 나은 상태를 위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부딪혀보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이다. 때로 우리는 스웨덴 사회, 스웨덴 정치, 스웨덴 교육에 대해 실제보다 더 큰 환상을 갖고 접근하기도 한다. 이런 환상은 무언가를 접할 때 비판적인 눈을 가지고 깊이 있는 이해를 하도록 하는 데에 큰 장애물이 된다. 실제로 여러 차례 스웨덴 사람들과 그들의 사회, 정치, 교육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생각한 대로 대화가 흘러간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들은 굉장히 비판적인 눈으로 스스로의 사회와 시스템을 바라본다. 또한 내게도 스웨덴 사회에 대한 무조건적인 칭찬을 바라기보다 때로는 차가울 정도의 객관적인 평가를 바란다. ‘대단하다’, ‘좋다’, 이런 식의 일방적인 찬사보다 이런 비판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 곳에 와서 더욱 절실히 깨닫고 있다.  


우리는 이런 스웨덴인들의 태도와 시각을 벤치마킹해 이번 스웨덴 교육 인터뷰에 임할 것이다. 덮어놓고 한국 교육의 문제점부터 이야기하거나 스웨덴 교육에 대한 감탄과 동경을 드러내기보다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속 가능한 교육'의 답은 무엇인지, 서로에게서 그 답을 향한 실마리를 찾을 수는 없는 것인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단순히 한 사람을 인터뷰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누군가와 건강한 토론을 한다는 생각, 해답을 들어본다는 생각이 아닌 함께 길을 찾아본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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