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먹지 않았지만
술을 먹은 것처럼
귀를 막지 않았지만
귀를 막은 것처럼
쿵쾅 쿵쾅
윙 윙 윙
잠에서 깨어났지만
꿈속인 것처럼
그렇게 걷다
마시다
먹다
냉장고 소리에
청정기 소리에
또렷해지는 시선
맑아지는 몽롱함
▣ 피곤한 몸으로 퇴근해서 나도 모르게 소파에서 잠이 든다. 잠이 든 것도 모른 채 잠에서 깨면 심장은 빨리 뛰고 세상은 멍하다. 귓가에는 웅웅 내면의 소리가 들린다. 시간이 지남에 냉장고의 기계음과 공기청정기의 팬소리, 시계 돌아가는 소리에 현실 속 나의 공간을 인식한다. 씻으러 간다.
글 : Hwang / 그림 : Adrian yoon 애드리안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