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목욕탕은
행복의 장소였다
냉탕갈까 온탕갈까
발 한번 담그면서도
까르르 까르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매일 가던 뒷산의
커다란 나무들,
알록달록 꽃들은
자연은 으레 그렇다고 말했다
어른이 된 지금,
도시의 빌딩 숲 속
매일매일 목욕을 하면서도
그 때의 행복은
찾을 수 없다
▣ 우리는 종종 무엇이 행복인지 잊고 산다. 편리해진 현대의 삶 속에서 기계적으로 움직이며 주체가 아닌 객체의 삶을 살아 간다. 그렇다. 어릴 적 목욕탕에서 나는 온전한 주체였다. 냉탕을 갈지 온탕을 갈지 그건 나의 선택이었으니까.
글 : Hwang / 그림 : Adrian yoon (애드리안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