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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부코치 Mar 29. 2018

한계 넘어 혁신이 있다

한계는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

한계를 인식하는 순간 무기력해졌다. 힘이 들었다.

더 이상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높은 산이었고, 끝이 안 보이는 바다였다.


한계는 참 고통스러웠다.

그렇게 한계를 느끼면, 중단해야 했다.

휴식을 갖기도 했고 포기하기도 했다.


한계는 언제나 찾아온다.

오늘 올 수도 있고 내일 올 수도 있다.

작은 일에도 큰 일에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물이 반쯤 남은 컵에 대한 단상


생각의 차이, 생각의 전환, 프레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많이 들어 본 이야기다.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느냐?', '물이 반이나 남았느냐?'.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도 '그렇군. 사고를 다양한 각도로 해야겠군.'정도의 생각밖에 없었다. 한계는 그저 한계로만 보였다.


최근에 유행한 '메타인지(meta-cognition)'라는 말이 있다. 메타는 '초월한, 상위의'라는 뜻이고 인지는 말 그대로 무언가를 인지하는 것, 아는 것이다. 메타인지는 영어와 한국어의 조합인데, '자신이 스스로 무엇을 인지하고 있는지, 무엇을 인지하고 있지 못한 지를 인지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인지 상태를 초월적 위치에서, 상위의 위치에서 내려다보며 인지 상태를 인식하는 걸 의미한다.


한계를 인식한다는 것은 정신 건강에 이롭다. 메타인지 측면에서 보자면, '한계를 안다'는 것은 자신을 객관화해서 제대로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이 상황에서는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물론 더 아상 무언가를 더 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


한계가 주는 부정적 측면


한계를 안다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무리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일견 이로울 수 있으나, 자신의 잠재력을 간과한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 한계가 말 그대로 한계가 되어, 자신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 수 있다.


어린 시절, 고속도로 공사가 막 끝난 자리에 야산이 있었다. 야산이라기보다 야적장에 가까웠다. 그곳이 어린 우리들에겐 놀이터가 되었다. 집에 있던 호미와 로프, 손장갑 등 이것저것 매어 들고 '등산가'가 되었다. 호미로 꽂고, 로프로 감고, 힘들게 한 발짝 더 올라간 후 엉덩이 붙일 자리를 다듬고, 그렇게 휴식을 취하며 멀리 광경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동네 녀석 한 명이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보다가 멀찌감치에서 냅다 달려오더니, 우리가 1시간 넘게 호미 꽂아가며 올라온 산을 10초 만에 올라왔다. 녀석은 산 정상에서 씨익- 웃더니 그렇게 다시 뛰어 내려가 버렸다.


어린 시절, 그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했고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잔상은 또렷이 남아 있었다. 지금에 와서 우리는 그걸 '혁신'이라 부른다.


한계, 어떻게 인식하면 좋을까


삶에 있어서 한계는 없다. 빠르고 느림이 있을 뿐, 한계는 없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한다. 성장통을 겪는다. 스스로 한계라고 생각할 때는, 휴식이 필요한 시점일 뿐,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낭떠러지는 아닌 것이다.


한계를 끝으로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무기력해진다. 언젠가 '혁신'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이후로 한계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 혁신을 접했을 때는 현재 안주하고 있는 것들, 정체되어 있는 것들에 집중했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진정한 혁신은 한계를 인식할 때'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한계를 인식하는 건 나에게 괴로운 일이 아니라, 혁신의 힌트를 주는 일이 되었다. 한계를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과거에 한계라고 느꼈던 것들을 극복한 사례도 많다. '어떻게 그 한계들을 극복한 거지?'라고 생각해 보면, 시간이 약이었을 때도 있고, 한계를 너무 낮게 잡았을 때도 있고, 극복 방안을 몰라 고민했을 때도 있었다. 중요한 건 그것들이 더 이상 이제 한계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계 넘어 혁신이 있다


학습과 성장에 대한 욕구가 많은 사람들에게 한계는 유용하다. 한계는 발전을 가로막는 낭떠러지가 아닌, 우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한계 상황이 올 때마다 괴로워하던 시절이 있었다. 더 이상은 못 하겠다는 마음.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나보다 더 많은 일을 더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나의 한계는 한계가 아니었다. 왜 그럴까?


스스로 생각하는 한계 지점이 다른 이에겐 과정일 수 있다. 스스로도 자신의 한계가 어디인지 명확하게 인지를 못 할 수도 있다. 누군가 그 지점이 너의 한계가 아니라고 충고나 지적을 해주면 좋겠지만, 혼자서 고민할 땐 더욱 고립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그것은 한계가 아니라 과정일 뿐이었다. 빠르고 느리고의 차이가 있을 뿐.


그들처럼 빠르게 성취하려고 했을 때 한계가 왔고 포기가 왔고 실패가 왔다. 나의 능력을, 나의 속도를 인지하고 나의 페이스를 유지할 때, 한계도 없고 포기도 없고 실패도 없었다.


컵에 반쯤 들어 있는 물을 보며 생각이 다르듯, 한계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도 이젠 완전히 달라졌다. 한계를 인식한다는 건 나의 또 다른 성장에 스타트 선을 긋는 것이다. 한계는 새로운 도전의 실마리가 된다.


휴식이 있을 뿐 중단은 없다. 한계가 있을 뿐 포기는 없다. 느림이 있을 뿐 실패는 없다. 그렇게 한계는 한계가 아닌 게 된다.


한계가 끝이냐 한계는 또 다른 시작이냐. 그건 내 마음속에 있다.


그림 : Adrian yoon 애드리안윤



글쓴이 윤태황은 한국코치협회 평생회원, 비거게임코리아 트레이너, 에듀플렉스 교육개발연구소 연구위원이며, <공부 사춘기>, <잠들어 있는 공부 능력을 깨워라>, <고3 수능 100점 올리기>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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