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일까
밋밋한 사람을 볼 때면, 개성이 부족해 아쉬울 때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것이 배려임을 알 것 같다. 지나친 개성이 때론 적을 만드는 까닭이다.
어릴 땐 개성을 강조하려 노력했다. 남과 달라야 했다. 고유한 나의 모습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지나친 개성 표출은 남들로부터 이질감을 만들었고 거리감을 두게 했다.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은 쉽게 다가오지 못했다. 너무 달라 보였기에, 나 또한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밋밋한 사람들은 평범함을 무기로 극과 극을 오고 간다. 극과 극을 이어 준다. 이쪽과도 대화가 되고, 저쪽과도 대화가 된다. 이쪽도 부담 없이 그에게 다가가고, 저쪽도 부담 없이 그에게 다가간다. 알고 보면 그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밋밋함이 알고 보니 극과 극을 이어지는 그의 개성인 것이다.
알고 보면 다들 개성이 있다. 밖으로 표출하지 않을 뿐. 개성이 뚜렷한 것과, 소위 튀는 것과,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은 사뭇 다르다. 세상이 좁게 보일 때는 그저 내가 살고 있는 영역이 표준(standard)이고 기준인지 안다. 다른 영역에 있는 사람은 달라 보인다.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다. 세상을 나 중심에서 세상 중심으로 바라볼 때, 다양성이 인정되고 다름에 대해 인정하게 된다.
사람을 겉으로만 판단하면 나도 겉으로만 판단된다. 사람의 가치는 대화를 나눌 때 진정으로 느낄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튀는 모습'보다 '내면의 개성'을 키워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껍데기가 화려한 사람보다 내면이 풍부한 사람, 다양성을 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동안은 그러지 못했으니까. 뜨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