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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부코치 May 04. 2018

나이가 들어감에

무언가 자랑하기도 어렵다

어릴 적 상을 타거나 성취를 하면 어른들께 자랑했다. 어른들은 잘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칭찬해 주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또 무언가를 도전하고 무언가를 해내면, 함께 웃어 주고 자랑스러워해주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그럴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어른이 되니, 뭔가 내세우기도 쑥스럽다. 어른이 되어서도 기쁘면 기쁘다고 말하고, 자랑스러우면 자랑스럽다 말하면 되지, 뭐가 그리 쑥스러우냐 물을 수도 있겠다. 어릴 때는 마냥 그게 자랑스러운 건 줄 알았는데, 실상 커서 보니 그건 그리 자랑스러운 게 아니었다.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우물 안 개구리만 모르는 그런 성취들이었다.


나이가 들어 세상 넓은 줄 알게 되니, 이내 무언가 성취를 해도, 그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다 성취할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뭔가 어렵게 이루어도, 그건 누군가에게 하찮은, 손쉬운 거리임을 알게 되니, 속으로는 스스로를 대견스러워하고 칭찬해 줄지 언정, 대놓고 말하며 기뻐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세상을 많이 알면 많이 알수록 좋다고 누가 그랬던가. 스스로 그랬었다. 세상은 많이 알수록 좋은 거 아닐까 싶어 열심히 세상을 바라보려 애를 썼다. 알고 보니 세상은 많이 안다고 좋은 게 아니었다. 많이 알면 병이다. 병명도 점점 더 많이 알게 되니, 조금만 아파도 이 병 저 병을 몸에 다 가져다 붙인다. 정말 몹쓸 병이다.


도대체 무엇에 기뻐해야 할 것인가


무엇은 진정 기쁜 것이고, 무엇은 하찮은 것일까. 무엇은 진정 자랑스러운 것이고, 무엇은 그냥 그런 것일까. 인생을 살아가면서 뭐 하나 하찮은 것이 없다. 뭐 하나 그냥 그런 것이 없다. 모든 건 내 마음에 있을 뿐, 그건 하찮은 것도 쓸모없는 것도 아니었다.


왜 남들이 기뻐할 때 스스로는 그러지 못하는가. 왜 남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일을 스스로는 평가절하하는가. 누가 그랬는가? 내가 그런 것이다.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도 병이다. 스스로를 지나치게 이뻐하고 아껴주는 것도 병이지만, 스스로 하대하는 것도 병이다. 이 몹쓸 병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로지 약은 내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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