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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부코치 Mar 10. 2018

익숙함

공부 코치의 공부편지 1편

우리가 종종 간과하는 게 있어.


익숙함이라는 건데. 애플, 삼성, 엘지, 페이스북 등 유명한 브랜드 알지? 이런 브랜드들 가치를 계산할 때 빠지지 않는 기준이 '인지도'거든. 얼마나 사람들에게 알려졌냐는 거지. 익숙하고 친숙한 이유 하나만으로도 브랜드 가치는 엄청나지.


친구 있잖아. 베스트 프렌드. 친구는 왜 친구냐? 매일 보고 소통하고 그런 과정이 중요하거든. 아무리 친한 친구도 물리적으로 멀어지면, 관계가 멀어지는 경향이 있지. 물론 그렇다고 친구가 친구 아니게 되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적어도 친구가 되었던 그 시절은 매일 만나고 매일 대화 나누고 그랬을 거야. 그래서 하루 종일 함께 생활하는 학창 시절에 친구가 많이 생기고 그때 친구가 평생 가는 친구가 되고. 그런 거 거든. 말하고 싶은 건 익숙함이 주는 가치에 관한 거야.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말이 있잖아. 익숙해지면 따라 할 수 있다는 뜻이거든. 아무리 어려워도 몇 개월, 몇 년을 하다 보면 흉내는 낼 수 있다는 말이지.


국영수 공부도 마찬가진데, 공부 잘하는 애들은 왜 계속 공부를 잘하고, 공부 못하는 애들은 왜 계속 못하냐는 거지. 걔네들은 공부를 많이 하잖아요, 원래 머리가 좋아요, 이런 말 말고. 그렇다면, 왜 공부 못하는 애들은 공부를 안 하냐는 거지? 걔네들만큼 공부를 하면 되잖아? 왜 안 할까.



익숙하면 일단 편안해.


이건 집이 편안한 거와 같은 느낌이야. 여행 갔다가 돌아와서 내 집에 누웠을 때, 그 기분 기억나니?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내 세상이잖아. 편안 옷 갈아 입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천국이잖아.


편안하면 장점이 있지. 당황하지 않는다는 거야. 불편하지 않다는 거야. 공부가 편안하면 장점이 있어. 불편하지 않다는 거야. 요즘은 공부를 하기 싫어하거나 못하는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어. 어떤 차이가 있는지.


공부를 잘하는 애들은 불편함이 없어. 숙제를 주잖아? 거침없이 쭉쭉해. 이건 많이 맞고 많이 틀리고의 문제는 아니더라고. 공부 잘하는 애들도 처음 배우는 단원은 당연히 모르고 시작하잖아. 틀리기도 하고.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는 ‘받아들일 때의 익숙함’에 있더라고. 거부감이 덜한 거야.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구나, 하면서 받아들이는 거야.

<공부 사춘기> 학생 댄자


그런데, 공부하기 싫어하는 애들은 거부감이 큰 거지. 이 숙제를 언제 다해. 또 새로운 개념이야? 익숙하지 않은 거야. 안 그래도 내 집이 아닌 거 같아 불편한데, 계속 이사를 다니는 거지. 새로운 방법에 조금 익숙해지려는 찰나, 다른 단원으로 넘어가는 거야.


익숙해져야 하는구나.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리 많은 지식을, 뛰어난 선생님을 투입해도 공부가 편안하지 않은 학생에게는 소용이 없겠구나. 깨달음에 도달한 거야.



그래서 한 가지 실험을 했지.


수학 60-70점 받는 학생에게 의도적으로 쉬운 문제를 계속 풀렸어. 어려운 문제 풀리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어할 거고, 계속 틀리면 자괴감만 들 거고. 차라리 쉬운 문제 많이 풀려서 이 단원에, 이 개념에, 이 유형에 익숙해지도록 습관을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지.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는데 이 전략은 적중했어. 처음으로 수학 90점을 받아온 거야. 나도 놀라고 애도 놀랐지. 그런데,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닌 거야.


공부는 누가 하느냐? 학생이 하지? 학생이 이 단원, 이 개념에 익숙하니까, 학교 시험 문제를 봐도 덜 떨려. 자신이 풀 수 있는 문제만 명확하게 풀어. 어려운 문제는 과감히 제쳐. 본인도 한계를 아는 거지. 그렇다고 자신감이 없는 건 아니지. 풀 수 있는 문제가 더 많으니까. 익숙한 문제가 더 많으니까.



익숙함


이런 단순하지만 명쾌한 깨달음을 얻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거 같아.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부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세상살이는 익숙함이 주는 엄청난 힘이 있어. 익숙함 하나만으로도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지. 공부도 마찬가진 거야. 익숙함 하나만 있어도 공부를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달라지지.


어렵다 고민 말고 우선은 쉬운 문제를 풀면서 친해지는 연습을 해. 매일매일 만나다 보면, 매일매일 문제를 풀다 보면, 어느샌가 친해져 있을 거야. 어느샌가 익숙해져 있을 거야.


익숙함의 힘을 믿어보라고.





글쓴이 윤태황은 yes24 고등학생 분야 월간베스트셀러 <고3 수능 100점 올리기>, 알라딘 중학생 참고서 기타분야 주간베스트 <잠들어 있는 공부 능력을 깨워라>의 저자이며, 국내 자기주도학습 1위 교육기관인 에듀플렉스 교육개발연구소 연구위원이다. 한국코치협회 평생회원, 한국번역가협회 회원, 비거게임코리아 트레이너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공덕초등학교 운영위원, 유웨이중앙교육 입시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했다.

공부도 재미있어야 하지! 신간 <공부 사춘기> 3월 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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