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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 Jun 23. 2020

그들만의 리그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가상 세계 - 유투브 공간

아담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이란 말을 세상 밖으로 꺼낼 때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것인지 그것이 이전 시대의 권위와 권력을 대체할 것인지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뀌어버린 가상의 공간

코로나 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많아지면서 You - Tube에 의존하는 경험이 늘어나고 있다. 구글이 인도하는 알고리즘이 싫어서 쓸데없는 검색 값을 마무 마구 집어넣기도 하고 보고 싶은 콘텐츠를 미리 알아 두었다가 검색해 보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즐기는 콘텐츠의 성격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강연이나 책 읽기 (책 리뷰, 독서모임)등의 콘텐츠를 다루는 채널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런 채널을 보다 보면 간혹 연예인들 혹은 방송인들이 운영하는 채널이 알고리즘에 걸려들기도 한다.  유튜브에 공유되는 강연의 강연자는 대부분 유명인사가 많다. 세바시나 TED에서 알려진 강연자도 있지만 베스트셀러 작가나 유명한 대중 강연자, 대중강연을 즐겨하는 대학 교수 등 이미 대중 매체(예능교양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던 사람들도 눈에 띈다. 연예인 중 책에 대한 조애가 깊은 사람들이 운영하는 채널도 부적 늘었고 대중강연을 목적으로 하는 채널도 많이 보인다. 책 읽기도 책 내용 리뷰에 그치지 않고 저자와 만남이나 인터뷰, 대담 등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여러 채널을 다양하게 찾아가면서 보고 있지만 노출된 사람들이 중복되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된다.  알고리즘 때문에 동일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미 대중매체에 여러 차례 노출된 사람들이 서로의 채널에 등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자료의 양이 각각의 채널을 유지, 운영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Live로 소소하게 관심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관계도 유튜브에서 자주 목격된다. 소소하면서도 밀도 있는 경험담과 사색이 오고 간다. 저마다의 고유한 삶의 방식이 오고 가는 것이다. 이런 접촉과 달리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람들의 가상공간에는 어디선가 말했던 그들의 정보와 지식이 공유된다. 생각과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명해진 그들만의 이야기만 그곳에 머물고 있다.



그들만의 세계 ~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들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소통을 위해 오고 갔던 유튜브란 플랫폼도 어느덧 유명인들이 유명함을 옮겨다 놓은 공간이 되었다. 방송이 갖고 있던 위력이 모바일로 옮겨간 이후 비워진 그 공간을 채우기 위해 유명인들이 앞다투어 유튜브 시장으로 옮겨간 것이다.

 

그들의 영상 촬영과 편집은 우리의 시선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우리가 한 번쯤 관심을 가져봄직한 유명한 사람들이다. 변화한 플랫폼 환경에 맞춰 그들도 살아가는 방식에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하면서도 씁쓸한 것은 오락과 재미를 위한 콘텐츠뿐 아니라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콘텐츠 조차 일방향적인 전달로, 유명인들의 관계망으로 촘촘히 짜인다는 사실이다. 사유하고 소통하는 배려와 공감이 필요하다는 그들의 인터뷰와 강연 내용은 하나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소통 구조로 전달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 대중매체(기존의 방송과 같은 대량생산 체계)가 가지고 있던 한계성인 획일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알고리즘에 걸려드는 콘텐츠들을 보면 동일성과 획일성을 능가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든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단계라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 시대의 지식인이라 한다면 그들의 행동이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지 함께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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