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편의점 사업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대한민국의 소비행태가 대량 구매에서 소량구매로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에 마트를 방문해보니 '1인가구'전용 소형 포장된 식품코너를 갖추고 있더라고요. 1인가구의 증가가
이처럼 급변하는 트렌드를 가장 먼저 인식하고 반영해야 하는 것이 먹고사는 것, 식품업이
아닐까 싶은데요.
"대형마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얼마전 신세계 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의 말이 떠오릅니다. "대형마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2014년 신세계에서 '위드미'라는 편의점을 선보였으나, 사실상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대형 그룹의 편의점들이 출범하고 CU와 같은 편의점만 주력하는 브랜드들이 터를 잡고 있다보니 위드미가 빛을 바라지 못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유통 시장 대세로 떠오른 편의점사업을 간과할 수 없는 게 신세계의 입장이었을텐데요. 특히 요즘같은 1인 가구 증가가 날이 갈수록 더해지면서 편의점 사업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위드미'출범 당시 로열티, 위약금, 24시간 영업 강제 등이 없는 3무(無)라는 파격적인 모델을 제시했지만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2014년 영업손식 140억원을 기록 후, 이듬 해 262억원, 지난 해 350억원으로 엄청난 규모의 적자를 낳는 불상사가 일었는데요. 이후 신세계그룹에서는 편의점 사업인 위드미의 대수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브랜드 리브랜딩, 공격적인 투자, 연구소 설립 등을 통해 대형마트 이마트의 뒤를 잇는 신세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요.
그 당시 이름을 'emart 24(이마트24)'로 변경하겠다는 취지를 밝혔었는데요, 얼마 전 충무로에 위치한 위드미 편의점을 방문해보니 이름은 그대로 With Me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추후에 변경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언제나 나와 함께 이마트 편의점'라는 슬로건이 덧붙여져 있었습니다.
"대형마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이마트'하면 떠오르는 색깔, 노랑색
신세계 그룹의 대표주자인 이마트의 대표칼라, 노랑색으로 전체적인 인테리어를 반영하였고,
No brand, 피코크 등 이마트에서 검증받은 자체브랜드(PB)전용존을 도입해 상품 차별화를 강화하였습니다.
또한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질적 성장 도모를 위한 '프리미엄'전략도 주목해볼 만한데요. 향후 오픈하는 모든 점포를 프리미엄 편의점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더불어 문화공간과 생활공간이 결합된 <미래형 점포>와 상권에 맞는 <맞춤형 점포>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부 고객이 많은 점포에는 소규모 카페를 만들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도입하였는데요. 제가 방문했던 충무로 2가 지점은 총 3층건물이 편의점으로 이루어져있었습니다. 1층은 일반 편의점이고, 2층은 즉석식품위주의 상품이 진열되어있고 Free cafe zone이 함께 있었습니다. 기존의 편의점과 비슷한 점은 전자레인지, 뜨거운 물 등이 준비되어 있어 즉석식품을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점인데요, 차별화 된 점은 전자레이지 등의 즉석코너 위치였습니다. 일반편의점에서는 1층에서 서서 먹어야 하고 협소한 공간으로부터 오는 약간의 불편함이 동반되기 마련이었는데요. 이 부분을 확실히 개선해 2,3층 Free cafe zone을 통해 즉석코너를 이용하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실제 카페와 흡사한 테이블이 준비되어있습니다. 특히 1인 고객용 테이블이 준비되어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옥상에는 옥상 카페존과 흡연실도 구비되어 있어서 남성 고객들에게 상당히 호의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신세계 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이번 편의점 사업의 개편을 통해 3무(無)정책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경영주(편의점 대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모델도 제시했습니다. 본사와 경영주가 수익을 나누는 '성과공유형 편의점'을 통해 경영주에게 되도록 많은 이익이 가도록 하겠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 점포 상품 공급 금액의 1%를 경영주에게 되돌려주는 페이백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는데요. 본사 수익 일부를 환원하는 차원에서 점포 상품 발주 대금의 1%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점포 운영 기간에 따라 자녀 학자금 제도를 통한 복리후생은 물론, 기존 편의점 경영주들의 가장 큰 위험요소였던 창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오픈 검증 제도'를 위해 일정 기간 본사가 편의점을 직접 운영한 후 실적이 검증되는 시점에 가맹점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경영주는 매출이나 고객 수 등 영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사전에 인식한 상황에서 점포를 인수할 수 있어 창업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입니다. 민간 유통 업체 최초로 유통시장에 대해 연구하는 편의생활연구소(가칭)도 설립한다고 하는데요, 편의점 업계에 새로운 혁신이 접목되어져 상당히 기대가 되는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