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한편

11. 별세계

목동과 소년, 그리고 아스라이 흐르는 샛별

by 김의목

목동과 소년, 그리고 아스라이 흐르는 샛별


#11 <별세계>


가을 찬 바람에 슬며시 날숨을 얹었다.


할말 많은 더운 숨 치곤, 썩 생동치 않은 구색.


주화색의 고목은 봄여울의 수확을 거두고

솔나무의 침엽은 영원한 초록을 노래하는데


애늙은 이십대의 영혼은 주화색도, 초록도 되지 못한 채 그저 달흔 웃음을 흘릴 뿐.



그래, 그저 닳고 닳은 그 웃음을

쓰게 찻잔에 달일 뿐이다.



일순의 젊음은 저만의 방향과 색상을 만난다.


모두가 처음인 인생인데, 다들 어찌 그리들 잘 찾는지.


멋드러진 고동색 페도라를 얹은 일상의 당신들은

옆 테이블에 앉아 버젓이 양장을 빼어입고 있는데


늦게서야 나의 별을 찾아보려는 소년에겐 그조차 별세상이란 사실에 쓴 커피를 털어넣을 뿐.



그래, 유일한 당신과의 공통점일

조막하고 비싼 기계에 뜨거운 꿈을 들이부을 뿐.



찬 바람의 계절이다.


춘풍이 불어오는 꽃잎의 시기도,

하아가 움튼 싱그러운 시각도 아닌 찬 바람의 오늘.


곧 다가올 눈꽃을 위해서라도 웃옷 하나 정도는 구해볼 생각이다.


그래, 이왕이면

내일도 모레도 여전할 빛깔로 지어진 별난 옷으로.


사진: Unsplash의 Joanna Kosins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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