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한편

13. 시야

목동과 소년, 그리고 아스라이 흐르는 샛별

by 김의목

#13 <시야>


요즈음의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었다.


왼쪽으로도 열어보고,

오른쪽으로 밀어도 보는 쪽방의 창문.


오늘따라 영 보이는 것이라곤 하얀 쇠창살 뿐이구나.


그것조차도 창틀에 잘리고,

그물에 먹혀 남은 것이라곤 가롯대 하나와 세로의 철봉 하나.


저것이 무어라고 내가 이리도 갇혀 있다는 말인지.



불행이건 불만이건,

이것저것 좋지 않은 감정이란 감정은 한껏 부풀려지려던 참에 바람이 불었다.


허연 바람이 두어번 머리를 스친다.


사람사는 냄새 하나 하며, 저멀리 영평동 아무개의 나무를 스쳐온 허연 바람.


그 바람에 마음 한켠 내주어 바람을 맡고 있자니, 문득 아무도 나를 가두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따지자면 내 스스로가 멱살을 잡고는 창살 없을 벌거숭이 감옥에 스스로를 밀어 넣었을까.



오늘은 조금 밝아진 마음에 창문을 열어본다.


왼쪽으로도 열어보고,

오른쪽으로 밀어도 보는 눈앞의 창문.


그리 대단친 않아도, 나쁘지 만은 또 않을 공기며 별빛이 스쳐오는구나.


사진: Unsplash의 Joanna Kosins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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