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었다.
기침이 나면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이 찝찝한 기분은 뭘까?
늦은 저녁 보건소로 무거운 마음을 안고 달려갔다.
만약 코로나에 걸렸다면?
아휴................. 생각하기도 싫었다.
집이든 생활치료센터로 가든 격리됨으로써 발생될 무수히 많은 문제들.
정말 딱! 사라지고 싶었다. 아픈 건 일단 두 번째 문제.
다음날 오전 일찍 전화가 오면 양성, 문자로 오면 음성이라는 얘기를 들었었다.
아침 일찍 걸려온 낯선 전화번호....................... 아 ㅠㅠㅠ
손님도 아닌 코로나가 정말 갑자기, 느닷없이 찾아왔다.
마스크도 열심히 썼고 소독도 열심히 했고, 매일 뉴스를 보면서 안타까워하고 걱정했지만 남의 일로만 여겼었다. 그러지 않았어야 했다.
급박하게 보건소와 여러 번의 통화 끝에 생활치료센터로 가기로 했고 앰뷸런스가 집 앞으로 1시간 이내로 온다고 했다. 열흘 남짓 있게 될 텐데, (기본적인 생활용품은 준다지만)
내가 가장 필요로 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머릿속에서 휙휙 떠오르며 마구잡이로 짐을 챙겼다.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전쟁이 나면 이럴까?
코로나 확진과 관련해 너무나 많은 말을 하고 싶지만, 잊지 못하게 뭉클하고 감사했던 얘기들을 하고 싶다.
입소 후 두통, 오심, 근육통이 돌아가며 찾아왔고, 센터에서 의료지원팀과 전화로만 통화를 하며 나의 증상을 설명하고 문 앞에 놓여있는 약을 먹었다.
홀로 격리되어 있으며 전화만을 의지하는 삶.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런데, 숙소의 전화벨이 울리며 들려오는 다정한 목소리
"지금은 좀 어떠세요? 열은 안 나시나요? 약은 잘 드셨어요?"
"오늘은 좀 어떠세요? 약은 더 안 드셔도 괜찮을 것 같으세요?"
격리되어 있었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곳에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파서 새벽에 깨어나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을 때도 변함없는 차분한 목소리로 맞아 주며 증상을 꼼꼼히 들어주었다. 그분들도 많이 힘들고 같은 말들을 반복하느라 지쳤을 텐데도 전혀 형식적이지 않은 그 따뜻하고 다정한 음성이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
아침 일찍 " 잠은 잘 주무셨어요? 어제 아프셨던 OOOOOO는 괜찮으세요?"
지난번 괜찮다고 했던 증상까지도 수시로 다시 체크하는 그 따뜻하고 진심이 담긴 목소리가 격리 생활의 답답함과 일상이 정말 뒤틀려 혼잡한 마음을 깊이 다독여 주었다.
그곳에 있으면서 기운이 없고 말을 하기도 힘들어 지인들과도 짧게 안부를 나누었지만
똑같은 마음을 느꼈다.
아!!!! 나는 그동안 진심으로 사람들의 안부를 물어보고 걱정했던 적이 있었던가?
바쁘다는 핑계로 건성건성 (하물며 홀로 지내시는 엄마에게도) 예의상 안부를 물었던 적도 많았음이 필름처럼 떠올랐다.
"괜찮니? 괜찮으세요?"
"많이 힘드셨죠? 아유,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어서 잘 회복되고 더 건강해지셔야죠."
길지 않은 그러나 진심이 담긴 안부의 목소리와 문자들.
결코 권하고 싶지 않은 코로나와의 만남이었지만, 잊고 있던 아니 당연하게 여겼던 인간의
'마음'들을 들여다보고 느끼며 감동받을 수 있었다.
잊지 못할 2021년을 보내며,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의 하루하루가 건강하기를
삶 가운데 충만함과 따뜻함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