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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고재비 Feb 04. 2018

[용어사전] Microlearning이 뜬다  

미국 기업은 3분 정도의 짧은 동영상 강의를 HRD에 쓴다

15분도 길다.

3-4분 정도의 짧은 동영상과 지식 공유가 미국 HRD의 대세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영어교육과 교육공학을 전공했고, 국내 대학에서 MOOC 일을 하다가 현재는 기업에서 사회공헌의 역할로 대중 공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기업에서 보통 내부 직원들을 위해 진행해 왔던 세미나 같은 주제들을 많은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볼 수 있는 콘텐츠로 발굴해 내고 만들어내는 것이 저의 주요 역할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초보이지만, 굉장히 심오하고 깊은 업무 지식/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지원하고 컨설팅하는 역할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 일을 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는 '할머니도 알아볼 수 있게 제목을 정리해 주세요'와 '분절을 고려해서 내용을 구성해 주세요.'라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15분 정도로 내용을 쪼갰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15분도 조금 지루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럴 때면, 대개 반응들은 '그러게요? 요즘은 다들 잘게 쪼개더라구요' 라고는 하지만, 막상 이 주제를 잘게 조개는 것을 많이 힘들어 합니다.


교육을 만드는 사람들은 왜 자꾸 '잘게 쪼개 주세요'라고 말을 하는 것일까?


15분의 역사는, Youtube에서 시작된다


15분이라는 대략의 기준이 정해진 데에는 초반 Youtube의 영향이 큽니다. 초반에 Youtube는 왜인지 모르겠으나 동영상의 용량을 최대 15분으로 제한했습니다. Khan Academy와 같은 세계적인 교육 콘텐츠도 짧은 주제의 교육으로 쪼개었던 이유를 Youtube의 15분 제한이었다고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라는 저서에서 고백하기도 했죠.


Salman Khan과 그의 책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하지만 이 시도는 교육 쪽에서도 매우 새로운 바람을 불어오게 됩니다.


1) 15분으로 제한된 시간 안에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 핵심적인 개념과 예제 풀이를 임팩트있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영상 콘텐츠를 구성하게 된 점

2) 방대한 주제 자체도 잘게 조깨어서(학습 객체로 만들어서) 각각을 정복하는 방식으로 전체 커리큘럼을 쌓아올리는 것 (Salman Kahn은 이를 '완전학습'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더 짧아졌습니다.


학습객체를 더욱 잘게 만들고, 절차적 교수/학습 모형을 해체한다


오프라인 교육에서 가장 유명했던 교수/학습 모델 중 하나는  'Gagne의 9가지 교수절차' 였습니다. 먼저 워밍업을 하고 학습 주제를 제시하고 마무리하고 중요한 것을 다시 정리하게 함으로써 학습 효과를 끌어올리는 절차 모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각 단계를 9가지 단계로 볼 수 있다고 한 거였죠!  클릭클릭으로 넘어가는 플래시 이러닝들은 지금도 대부분 이 9가지의 절차를 잘 지키고 있습니다. Gange의 9가지 교수철자는 어떤 교육적인 환경에서도 중간 이상 통한다고 믿어지는 그런 모델이었습니다. 그러니 온라인 교육에 적용했을 때도 중간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죠.


하지만 Khan Academy의 콘텐츠는 이와 완전히 접근이 달랐습니다. 유관개념을 꼼꼼히 다 설명하면서 학습 주제를 소개하는데 긴 시간을 할애하지도 않았고, 정성 들여 각 단계를 밟아 학습 주제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한 번에 소화할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을 깔끔하게 소화시키는 거죠.


어느 것이 온라인 학습 환경에 더 적합했을까요?


온라인 학습의 가장 큰 장점은 학습자가 자기의 흐름을 자기가 조절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잘 모르면 멈추어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다시 보면 됩니다. 그러니 절차모델과의 만남은 처음부터 맞지 않은 조합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만 유난히 프랑스 코스 요리처럼 순서대로 지식을 내어오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잘게 쪼개어진 주제별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학습자가 자기의 흐름을 조절하기 쉽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나는 에피타이저는 필요없고, 메인 요리를 알차게 먹고 싶을 때 메인 요리를 먹을 수 있게 해주었고, 디저트 같은 것은 생략한 다음에 또 메인 요리를 먹을 수 있게 된 거죠.  코스요리가 주는 제공된 exquisite 함의 맛이 있는가 하면, 내가 먹고 싶은 걸 마구 골라먹을 수 있는 뷔페가 주는 매력과 장점도 있는 거죠.



마이크로러닝, 미국 HRD의 대세가 되다


미국에서는 38%의 기업이 이미 마이크로러닝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41%의 기업은 마이크로러닝을 기업 내부 직원 교육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Micro 라는 것의 의미는?


교육이 Micro하다는 것의 의미는 커리큘럼 '의미 단위'의 학습을 제공한다는 뜻입니다. 이 보다 좀 더 큰 개념으로는 Meso, Macro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토픽이나 상황이 들어가게 되면 Micro가 아니라 Meso라는 단위로 구분되고,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수준은 이보다 더 거대한 Macro한 것으로 정의 내립니다.


마이크로러닝(Micolearning) 주요 용어 들을 살펴보면, 더 와닿으실 거에요.

너겟(Nugget) : 마이크로 러닝에서의 최소 학습 단위입니다. Youtube로 생각해본다면, 하나의 영상 클립과 같은 단위일 것입니다. 칸 아카데미로 본다면 '한 자리 수 덧셈 이해하기' '벡터와 스칼라 구분하기' 와 같은 작은 주제가 될 것입니다. 보통 3-4분 정도의 짧은 주제가 됩니다.

쓰레드(Thread) : '재생목록'과 유사한 개념이 될 것입니다. 더 상위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연결될 수 있는 재생목록 같은 것들이 되겠죠. 아마도 '한 자리 수 덧셈 이해하기'와 '벡터와 스칼라 구분하기'는 같은 쓰레드에 있기는 어려울 거에요.

구독학습(Subscription Learning) : '좋아요' '구독하기'와 같은 것들을 통해서 자기가 원하는 파트를 보관함 등에 담아놓고 학습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교육을 설계한 사람이 제공하는 순서에 따라 학습하고, 주어진 것만 보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무엇을 담을 지 결정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좀 더 자기주도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Nuggets are short, usually presented in less than five to ten minutes. Nuggets are intentionally scheduled over time to support learning, often utilizing research-based findings related to the spacing effect. Learners subscribe (or are subscribed) to one or more series of learning nuggets, called "threads". Learning threads can be predesigned, selecting nuggets based on anticipated learner needs or they can be dynamically created based on learner performance." (Thalheimer, 2013).


콘텐츠 만으로는 의미없다, 커뮤니티로 넓혀가야 한다


마이크로러닝을 지향한다면, 지식 공유와 학습 커뮤니티 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3-4분의 Nugget들을 만들어서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 소통하고, 함께 학습할 수 있는 나름의 제도적 장치와 분위기, 공유와 학습을 위한 동기도 필요해 보입니다.


특정 직업군이 가져야 할 기술 set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그런 기술 set에 빨리 적응하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시기가 왔습니다. teaching 과 learning에도 민첩성과 유연함(agiligy)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교육을 만드는 사람에게도 배우는 사람에게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효과적인 방법이죠.  


실제로 기업에서도 Youtube와 같은 지식공유 미디어 채널과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선 LG, 네이버 등도 이와 유사한 방식을 시도 중에 있죠.


여러모로 Youtube같은 UGC 등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큰 것 같습니다. 적시 적소에 찾을 수 있는 짧은 콘텐츠의 강세는 '학습'에서도 유효하군요.



[참고]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HRD Trend] 마이크로러닝이란? http://rookie-mind.tistory.com/314

마이크로러닝에 대한 궁금함, 그리고 grovo.com http://learningspark.co.kr/?p=2190

마이크로러닝을 활용해 기업 교육 효과를 높이는 10가지 방법 https://elearningindustry.com/10-benefits-microlearning-based-training




e-mail: annalee102@gmail.com

facebook: https://www.facebook.com/annah.lee1

Linkedin: www.linkedin.com/in/hyoeun-lee-edu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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