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부터 PTSD, ADHD, 조울증』<4부 엄마 사랑해 편> 4편
엄마께
엄마, 저는 이제 과거를 되돌아보지 않으려 합니다.
이미 지나간 순간들은 다시는 바꿀 수 없고, 그 시간 속의 우리는 각자의 고통 속에서 버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가족과 관련된 모든 트라우마는 이미 용서되었고, 더 이상 그 기억들에 발목 잡히고 싶지 않아요.
저는 오랫동안 과거에 붙잡혀 있었습니다. 다섯 살 때부터 가족 안에서 일어난 무수한 기억들 제 안에 오래 남아 있습니다. 그 기억들은 때로는 꿈속에서, 때로는 낯선 순간에 불쑥 찾아와 저를 흔들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그 모든 것들은 이미 지나간 시간이라는 것을요.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장면에 갇혀 있으면, 현재의 나를 잃게 된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선택했습니다. 과거의 무게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기로. 가족을 향한 원망보다는 연민과 이해를 선택하기로. 아직도 서툴고 부족하지만, 저는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작은 화해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저는 조금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이고 앞으로의 시간입니다.
언젠가 우리는 헤어질 수밖에 없지만, 아직은 함께할 날들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그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싶어요. 밥상머리에서 나누는 대화, 사소한 다툼, 주고받는 잔소리마저도 언젠가 사라질 순간임을 알기에,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귀하게 다가옵니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지만, 미래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조차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순간이라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그래서 오늘을 사랑하고, 내일을 준비하며, 엄마와 함께 있는 이 시간을 더 깊이 마음에 새기고 싶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그 말로 모든 과거를 덮을 수는 없지만, 그 말로 우리의 앞으로를 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저는 그 사랑을 더 자주, 더 솔직하게 표현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오늘 이 글을 다시 읽게 된다면, 저는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엄마와 함께 웃으며 보냈던 평범한 저녁, 사소한 대화와 잔소리마저도 소중했던 시간들을요. 그 모든 것이 언젠가 사라지더라도, 제 마음속에서는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고백은 단순히 과거를 정리하는 말이 아니라, 앞으로를 향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엄마와 함께 남은 시간을 더 사랑하고, 더 깊이 끌어안겠다는 약속. 그리고 이제 저는, 그 사랑을 일상 속에서 기록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아들 올림
이 글은 『5살부터 PTSD, ADHD, 조울증』 시리즈 <4부 엄마 사랑해 편>의 4편입니다.
아직 회복 중인 마음으로, 17년간의 흔적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