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불행은 소비한다. 나 또한 그렇다.

by 조영철

저의 이야기를 가지고 쓴 <5살부터 PTSD, ADHD, 조울증>이라는 브런치북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이라는 것이 있는 줄 모르고 있다가, 마감일에 급 내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돌아보니 문득, ‘서로 누가 더 불행한가’를 겨루는 자리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행운은 이야기로 남지 않습니다. 행운은 사건이 아니라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언제나 불행에서 시작되고, 그 불행 속에서 사람이 이해를 찾아갈 때 완성됩니다.


세상에는 많은 불행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행을 ‘이해’로 바꿔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그 이해의 언어를 찾고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그 과정이 결국 저를 살렸고, 이제는 그 이해가 저를 대신해 세상과 말을 나누고 있습니다.


문학은 종종 ‘누가 더 불행한가’의 대결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그렇게 쓰지 않으려 합니다. 누가 더 아팠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이해하려 했는가가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행운은 조용합니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조용한 시간조차 감사히 받아들이려 합니다.
어쩌면 저는 이미, 조용한 행운의 한가운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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