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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 Jun 19. 2023

<특집 1부> 수능이 공교육을 파괴할 만큼 어렵다고?

니들이 수능 맛을 알아?

* 정치색이 일부 들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교육정책 분석글입니다.

* 자유로운 의견제시는 환영합니다. 

 

최근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글을 못 쓰고 있었는데, 이번 사안은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어서 잠을 조금 줄이고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일이 있었지요.    

 

출처: 연합뉴스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통해 “쉬운 수능”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진단하기에 현재 시행하고 있는 수능은 매우 어려운 수능이며, 학생들이 공교육만 수행해서는 절대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는 제도라는 것입니다. 


이것과 연결하여 대통령이 비밀리에 독서 영역의 전면 축소와 과학/기술 지문 등을 다룬 독서 지문을 줄일 것을 이야기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습니다. 물론 정치적인 이야깃거리도 많지만, 그것들을 다 배제하고 오로지 교육정책의 측면에서 1부에서는 제시된 이러한 말들이 타당한가를 점검해 보고, 그리고 2부에서는 제시한 방향이 바람직한가 조명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쉬운 수능과 어려운 수능의 구별기준

입시제도에서 원점수보다 중요한 것이 표준점수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기본적으로 쉬운 수능과 어려운 수능의 구별기준은 표준점수 만점, 그리고 1등급의 구분점이 되는 점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먼저 고려하고, 주관적으로 학생들의 체감이 어땠는지를 반영합니다.


1등급의 구분점이 낮게 잡히거나, 해당 영역의 표준점수가 높았으면 학생들에게 객관적으로 어려웠던 시험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1등급의 구분점수가 높게 잡히거나, 해당 영역 만점의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으면 학생들에게 객관적으로 쉬운 시험이었다는 평을 듣습니다.


물론, 이러한 객관적인 지표와는 관계없이 학생들은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습니다만, 객관적인 지표는 전국적인 측면에서 수능이 어땠는지를 보는 것이기에 체감과는 무관하게 이번 수능이 어땠는지를 직접적으로 제시합니다.



작년 수능의 분석

2023학년도 수능의 표준점수표. 출처: 영남일보

이 부분은 이미 다른 기사와 칼럼, 분석글에서 수도 없이 다른 부분이기에 간략하게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국어는 최근 봤던 5개년 중에서 손에 꼽힐 만큼 쉬웠다는 평을 들었고, 수학도 무난했으며, 영어는 비교적 어려웠지만 작년보다는 쉬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생들은 수능 채점 후 등급컷을 보고 경악했으며, 실제로 기존에 받던 점수를 그대로 받았는데 등급은 2~3등급 떨어졌다는 학생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언급된 바와 같이 ‘공교육만 받고서는 절대 풀 수 없는 수능’은 아니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어땠는데?

출처: 교육부 공식 블로그

이번 6월은 어땠을까요? 아직 학생들에게 성적표가 배부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윤곽은 잡혀있는 상태입니다. 이번 6월은 “작년 수능이랑 대비해 봤을 때 용호상박이라고 불릴 정도로 쉬웠던 국어, 작년 수능보다는 확실히 어려워진 수학, 그리고 작년 수능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어려워진 영어”로 필수과목은 정리할 수 있습니다. (탐구과목은 판단에서 제외하겠습니다.) 

   

‘작년 수능’ 수준으로 쉬웠던 국어, 특히 화법과 작문은 이번에도 등급컷이 매우 높게 잡혔으며 만약 한, 두 문제를 실수했다면 그것이 곧 등급하락으로 이어지는 정도의 난이도였습니다. 쉽게 말해서 상대평가 시절의 영어 수준의 난이도와 비슷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수학은, 상위권-중위권-하위권의 성적 분포가 뚜렷하게 구분된다고 볼 정도로 난도가 어려웠으며, 등급 간의 표준점수 편차도 바람직하게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즉, 국어는 변별력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고, 수학은 변별력이 갖춰진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통령 및 대통령실이 지적한 부분은 국어였습니다. 참고로 국어의 1등급 컷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화법과 작문의 경우 96~97 정도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교육에 대한 이해가 타당을 논하기가 부끄러운 정도

정말 교욱의 현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이해는 하고 있는 걸까요?

사실 이렇게 글로 적지 않아도 입시 제도에 관심 있는 시민들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발언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그저 얼마나 타당하지 않은지 다시 한번 논하는 정도일 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험에 대한 이해도 거의 없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대안이라고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나 영역 빼기" 뿐이라니.. 수많은 교육정책을 봐왔지만 이런 대책 없고 부정확한 교육 정책은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부정확한 현상 진단에 이은 정책 비전이 어떻게 제시되어 있는지 논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만, 분량 및 정부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 관계로 2부는 내일 저녁에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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