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왜 더 이상 선망받지 못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봅니다.
일년에 한번 정도는 교육 현장에서 분투하고 계시는 모든 교원분들을 생각하여 교원의 처우에 관한 논설을 작성하고는 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교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한국의 교원들은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교육부와 교원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교원의 과중한 업무 부담과 학부모 및 학생과의 갈등으로 인해 많은 교사들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교사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한 때는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었던 선생님들이 이런 상황에까지 내몰리게 된 걸까요?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하지 않는 이야기, 오늘은 초·중등 교원의 고충에 대해서 알아보고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초등 교원: 토탈 패키지를 강요받는 교사와 도와주지 않는 환경
한국의 초등학교 교원들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비교육적 행정 업무의 과중입니다. 학부모 상담, 생활 지도, 각종 행사 준비뿐만 아니라 행정 업무까지 떠맡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교사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 학교 현실입니다. 학생들을 훈육하고 지도하는 교사를 꿈꾸고 입직했더니 가장 많이 하는 일이 수업 준비보다도 행정 일이라니 정말 아이러니 한 상황이 벌어진거죠. 최근에는 그 때문에 저연차 교사에게 담임이나 학폭 업무 등의 주요 업무를 미루는 등의 행보도 심심치 않게 관측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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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학부모 민원과 과도한 책임 부담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최근 몇 년간 교권 침해 사례가 증가하면서,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났으나, 오히려 교사들이 학부모의 눈치를 보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사의 교육권(수업권)이 학생의 학생권(수업을 들을 권리)만큼 중요함에도 교사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으며 정신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교육할 자유는 없고, 교육에 따른 각종 부담과 의무만 가득한데, 초등 교원들이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어 할까요? (교육에 있어서 학부모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글로 한번 다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특수교육, 다문화 가정 학생 지도 등의 역할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별도의 지원이 미비한 상황입니다. 모든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기대가 커지는 반면, 현실적으로 교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하는 업무량은 한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번 교육당국이 실시하려는 정책 중에 하나인 늘봄학교의 구축은 단순히 교원을 늘리는 것보다 그 역할에 알맞은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 있어서 단순 초등교원 확충으로 해결하려는 동향이 보이고 있습니다. 교사로서 책임져야 하는 일이 이렇게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교사를 하려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드는 시점입니다.
중등 교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원들은 초등 교원들과는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중등 교원들 역시 다양하고 흥미로운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대부분의 수업 방식과 결과물이 획일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는 단순히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때문이 아니라, 대학 입시 체제가 교육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교사들은 교육 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여지가 줄어들고 있으며, 학생들의 개별적인 학습 욕구를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교사들이 교육자로서 전문성을 키우기 어렵고, 학생들과의 교육적 소통도 단절될 우려가 큽니다.
또한 중등 교원이 있는 곳, 즉,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의 성장 단계는 거의 성인이랑 비슷합니다. 그 때문에 교권을 침해하는 행동이 더욱 강력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생활지도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후술할 내용은 초등 교원과 비슷한데요, 결국 학부모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생활지도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그런 뻔한 얘기입니다.
입시 얘기도 빼놓을 수 없지요. 중등 교원들은 평가와 입시에 대한 부담이 매우 큽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초등학교와 달리 학생들의 성적 평가가 학생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학부모나 학생이 느끼는 바가 굉장히 커지는 시기입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성적 평가의 공정성 확보, 내신 관리, 수행평가 진행 등의 업무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지만, 이 평가 제도와 관련해서도 학부모의 민원이 종종 들어오고는 합니다. 특히 수행평가와 관련해서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학생이 더 유익하게 느끼고 몰두할 수 있는 평가제도를 만들려 하는 교원의 자율성은 외부의 압력으로 인해 좌절되고는 합니다.
국가는 교사들의 부모다.
부모의 역할은 단순히 자식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을 보육하고 온전한 한 개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식이 나중에 성장하면 부모님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국가와 교원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는 단순히 교원을 확충하고 그들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들의 이름으로 선발한, 그리고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을 양성하는 교원이 그 본연의 임무를 다할 수 있도록 돕고, 교원은 그런 국가의 기대에 부응하여 학생들을 훌륭한 개인으로 성장시켜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는 이제 교원들이 마주한 혹독한 현실을 치유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먼저 교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학부모 및 학생과의 갈등에서 교사들이 부당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법적 보호 장치를 더욱 강화해하고,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 권한을 보장하면서,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에 개정된 교원지위법이 그 예시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사들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 업무를 분리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인력을 확충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행정교사제의 도입이 논의되고 있지만, 그보다 효율적인 것은 사무 인력을 별도로 선발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원들이 본인의 자율성을 마음껏 수업에 펼치고, 그것이 교육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고교학점제보다 더 나아가서 교사들의 자유로운 교육과정 생성을 돕고,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형태의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교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런 교원이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재조명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에디였습니다. 다음 번에도 교육 이슈로 찾아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