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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교육] 교육 평가의 변화, 준비는 충분한가?

서,구,논술형 평가가 충분히 준비가 된 걸까요?

by 에디

안녕하세요. 에디입니다!

요즘 교육계에서는 기존 객관식 선다형 평가에서 벗어나 사고력을 요구하는 평가 방식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대구시교육청에서도 IB(국제 바칼로레아) 평가 방식을 참고하여 '대구형 서·논·구술형 평가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죠. 물론 학생의 서·논·구술형 평가 도입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됩니다.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시험 방식에서 벗어나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과연 이 변화가 꼭 바람직한 방향일까요? 이런 제도의 시행은 현실적합성의 문제를 생각치 않을 수 없습니다.


공정이라는 베일에 가려진 기울어진 저울추

사실 이러한 평가 방식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공정성과 신뢰성입니다. 객관식 시험은 정답이 명확하기 때문에 채점자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어요. 하지만 서·논·구술형 평가는 채점자의 판단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시면 풀이 과정에서 무엇을 적고 안 적고를 기준으로 점수를 더 주느냐 마느냐 했던 기억이 떠오르실 겁니다.


IB의 경우에도 채점자의 주관적 판단을 줄이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것이 완벽하게 공정성을 담보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누가 채점하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죠.



이미 무거운 짐 위에 또 하나를

새로운 평가 방식의 도입으로 인한 실제 교육 현장에서의 부담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서·논·구술형 평가를 정착시키려면 교사들이 평가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채점 연습을 거듭해야 하며, 평가 과정 자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교사들에게 그러한 시간과 자원이 충분히 주어질까요?


현재도 교사들은 많은 행정업무와 수업 준비에 시달리고 있는데, 여기에 추가적인 채점 업무의 분담이라니... 교사 선호도가 떨어지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릴 지경입니다.


벽을 부수니 새로운 벽이..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도, 모든 학생이 이를 잘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부 학생들에게는 기존 평가 방식보다 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어요. 게다가 논술형 시험을 대비하려면 더 많은 사교육이 필요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결국, 공교육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 새로운 불평등을 초래할 수도 있는 거죠. 실제로 지금의 수시도 처음에 제안될 때는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교육을 타파하자는 의견에서 제시된 것이지만, 실제로는 사교육 시장의 지평을 넓히는 역할만 수행했죠.


혁신의 길, 돌다리를 두드리며

물론, IB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IB가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국제적인 학업 능력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IB만이 가지는 장점 때문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험의 형식 자체가 아니라, 그 시험이 현실에 맞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인 준비입니다. 단순히 이상적인 평가 방식을 도입하는 것보다, 교육 현장에서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평가 방식의 변화는 무작정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고민과 실질적인 대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교육이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하기 전에, 과연 지금의 교육 환경이 이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이상, 에디였습니다.


항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다음 번에도 교육 이슈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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