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갖고 있던 비전은 현실 앞에 처참히 무너졌습니다.
내 휘하에 열외는 없다.
‘열외반’의 기억은 제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역설적으로 단 하나를 선물했습니다. 그것은 ‘나는 절대로 저런 어른이 되지 않겠다’는, 상처 딱지처럼 단단하고 선명한 목표였습니다. 개인에 대한 복수심이 시스템을 향한 질문으로 바뀐 뒤, 제 안에는 새로운 열정이 끓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나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원 강사가 되었습니다. 거창한 교육 철학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 ‘적어도 내 교실 안에서는 단 한 명의 학생도 열외시키지 않겠다’는 약속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습니다. 성적이나 가능성으로 학생을 재단하는 대신, 모든 학생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싶었습니다. 제게는 그것이 과거의 나를 구원하고, 시스템에 소리 없이 맞서는 유일한 방법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 몇 년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밤을 새워가며 교재를 연구했고, 어떻게 하면 가장 어려운 문법 개념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아이들의 작은 변화 하나하나에 함께 기뻐하고, 풀이 죽은 어깨를 다독이며 제가 먼저 그들의 가능성을 믿어주려 애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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