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였던 1017년(현종 8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은 한 번만 봐도 잊혀질 수 없는 이형의 모습을 하고 있는 승탑이다. 우선 기단부는 승탑의 기본형대로 큰 대좌 위에 3단 구성의 팔각 기단이 얹어있다. 상륜부는 소실되어 있으며 지붕돌마저도 많은 부조들을 유실해 그 멋을 온전히 확인할 순 없지만 완만한 경사의 시원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가장 큰 충격은 역시 탑신부이다.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의 탑신부는 원구형이다. 그 모양이 그릇을 엎어놓은 모양 같다고 하여 이러한 원구형을 '복발형'이라고 하며 탑비에 의하면 고려 당시에는 이 원구형 탑신을 '알독'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원구형의 탑신은 마치 끈으로 포장한 듯한 십자형의 장식선이 새겨져 있다. 이 원구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양식에서 출발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어찌됐든 파격적인 도전은 도전이다.
홍법국사는 신라 말 고려 초에 활동했던 선종 계열의 승려이며 현종의 선대왕인 목종 대에 국사를 지냈다. 현종 8년인 1017년 입적하여 이 해에 이 승탑도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다. 현재 국보 102호인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은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전시장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