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쌍사자석등은 총 4기로 보은 법주사의 쌍사자 석등, 합천 영암사터에 있는 쌍사자 석등, 현재 국립공주박물관에 보관 중인 공주 대통사터 쌍사자 석등, 그리고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에서 보관 중인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이 그것들이다. 이중 국보로 지정된 것은 두 점 국보 5호인 보은 법주사의 것과 나머지 하나는 오늘의 주인공 국보 103호인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이다.
쌍사자석등이란 이미 각 분야별 문화적 완성기를 이룩한 신라 중기의 8세기 이후 고전적 기준에 대항하며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던 양식의 일환에서 제작된 이형의 석등이다. 두 마리의 사자가 가슴을 맞대고 뒷발로 일어나 앞발로 석등을 이고 있는 모습이다.
사자들의 가슴과 하반신만 남아있는 공주 대통사터 쌍사자석등은 고사하고, 나머지 3개는 거의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8세기라는 비슷한 시기에 제작되었을 것이다. 다만 분명한 차이도 존재한다. 예컨대 국보 5호인 보은 법주사의 쌍사자 석등은 가슴근육, 등근육 그리고 허벅지근육이 부각되어 있어 허리가 잘록하며 사자들의 몸매가 이 석등의 백미다. 사자들이 떠받치고 있는 화사석이 3개의 쌍사자석등 중 가장 우람하고 육중하다. 두번째로 합천 영암사터의 쌍사자 석등은 세월의 흔적인지 표정가 털이 사실적이지 못하다. 다만 사자들의 허벅지가 가장 길쭉하게게 조형되어 있어 제일 늘씬한 쌍사자 석등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화사석의 연꽃받침대가 세 쌍사자 석등 중 가장 화려하게 조각되어 있다. 세번째로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석등은 가장 안정적으로 보이는 석등이다. 앞의 두 쌍사자 석등의 장점을 고루 취했다. 비록 보은 법주사만큼이나 힘찬 느낌을 주진 못하지만 사자들의 표정과 털, 그리고 꼬리까지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고 영암사터 석등만큼이나 늘씬하다.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석등의 백미는 무엇보다도 그들이 서 있는 지대석이다. 세 쌍사자석등 중 유일하게 3단 구성이며 가장 입체적인 조형미를 뽐낸다. 이렇게 동일한 양식을 비교해보며 감상하는 방법은 예술을 보는 안목을 길러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