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의 범학사지에 관해선 자세한 내력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산청 범학사지 3층석탑도 일제강점기 세상에 공개되기까지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산청 범학사지 3층 석탑은 경남 산청군을 방문했던 한 일본인 공장주가 탑을 자비로 구비하고 대구에 있던 본인의 공장 앞뜰에 두었다고 한다. 해방 후 1947년 서울로 가지고 와 직접 관리하다가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전시해두었다가 2018년에는 국립진주박물관 야외전시장으로 옮겨두었다. 본고장이 산청인만큼 근처의 국립진주박물관에 두는 것이 더 제자리에 맞아떨어져 보인다.
산청 범학사지 3층 석탑은 상륜부를 제외하고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해방 후 처음 서울로 가지고 왔을 때 훼손상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몇 차례의 복원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신라 하대의 석탑답게 체감률이 거의 없다. 역계단형 옥개석은 신라 중대의 양식이지만 옥개석 위로도 두툼한 볼륨감을 주되 두껍지 않고, 모서리 끝을 치켜세워 옥개석의 날카롭고 날렵한 인상을 만든다. 기단부와 1층 탑신에 조각된 부조들은 마치 신라 하대를 대표하는 석탑 진전사지 3층 석탑을 연상하게 한다. 아마 각 면에 사천왕사, 혹은 팔부신중들을 조각하는 것이 신라 하대의 유행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