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주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국보 108호 계유명삼존철불비상은 지금의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에서 발견된 비석 형태의 불상이다. 비석 형태의 독특한 불상이라는 점, 그리고 조치원에서 발굴되었다는 점에서 국보 106호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과 같은 맥락일 수 있으나 어찌 됐든 두 불비상이 출토된 절은 각각 다르다. 그렇다고 두 작품이 아주 독립적이진 않다. 국보 108호인 계유명삼존철불비상과 국보 106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은 첫 이름이 같다. 계유란 제작연도 혹은 발원연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둘 다 동일하게 673년이다. 백제가 멸망하고 13해 이후다. 출토지역도 옛 백제 영토였다는 걸 감안하면 아직은 꺼지지 않은 백제의 향기가 오롯이 혹은 은은하게 배여 있는, 말하자면 마지막 백제의 양식의 불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백제인들이 망국 전까지 석공기술에선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으니 불상이 비석형태인 것도 이상할 게 없다.
비석의 하단 정중앙 배치되어 있는 삼존불 중 본존은 앉아 있으며 아미타불이다. 얼굴은 훼손되어 있고 가슴에 '卍'자 가 새겨져 있다. 본존의 광배는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어 마치 백제의 와당을 보는 것 같다는 점에서 두할 나위 없는 백제 양식이다. 양 옆의 협시보살도 완벽한 신체비율을 가지고 있고 두 협시보살 광배의 모양과 본존불 광배에 차이를 두었다. 협시보살은 독특하게 X자형 법의를 입고 있다.
역시 가장 시선이 쏠리는 곳은 삼존불 위로 조각된 천 명의 소불상들이다. 정확하게는 900여개이나 천불신앙을 토대로 하고 있다. 천불신앙은 중국에서 넘어온 신앙으로 1000명의 불상을 조각해 공양을 드리는 형태의 종교적 알레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