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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Jan 07. 2020

[국보 12호]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 부처의 광명

    "석등이 국보라고?" 이는 동양예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나오는 질문이다. 불교국가였던 한반도에서 사찰은 그만큼 중요했고, 종교로서 불교의 비중은 우리 선조들에게 대단히 컸기 때문에 독실한 신앙심으로 건축, 탑, 석등, 불상, 불화 등 하나를 만들더라도 심혈을 기울였다. 당대 발휘할 수 있는 최대의 예술성을 부여했으며 화강암이 많이 나는 한반도의 지질학적 특성상 돌을 깎아 조각하는 조형예술은 그 어느 나라보다 발달해 있었다. 이중 석등은 부처의 광명을 상징한다고 하니 예술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결코 등한시 될 수 없는 예술의 장르이다.


   이중 국보 12호에 해당하는 구례 화엄사의 각황전 앞에 있는 석등은 통일신라 연간에 제작된 것으로 높이 6.4m, 우리나라 석등 중 가장 큰 석등이다. 사람 3명 이상의 높이에 해당하는 석등은 보는 이를 압도시킬 만큼 부처의 절대성을 나타내어 중생의 경외심을 유발시킨다. 받침돌의 입체적인 연꽃무늬 장식이나 위로 삐쳐올라가는 지붕돌의 대응은 마치 아주 거대한 연꽃 하나가 활짝 피어 있는 것만 같다. 무엇보다 석등의 전체적 라인이 예술이다. 이 맵시는 다른 평범한 석등에서 볼 수 없는 부여해주며, 파도가 일렁이는 것보다는 빛이 일렁이는 느낌이다. 정적인 석조예술에서 그 나름의 운동감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석등은 해가 저물고 등불을 켜서 그 불빛이 석등을 통해 사방으로 퍼질 때 가장 화려해진다. 형태적 예술성도 좋지만 조형예술은 그 기능을 다 할 때 예술성이 완성되는 법이다. 이 정도 크기와 형태적 완성도에서 등불이 켜지면 등불이 밝히고 있는 그 공간만큼은 극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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