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영 Jan 07. 2020

[국보 13호] 무위사 극락보전, 정갈한 단정미

   불교에서는 역할에 따라 부처의 종류가 다양하며 각 사찰에서는 부처마다 다른 전각에서 모신다. 물론 이 전각들은 무슨 부처를 모시느냐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이중 극락전은 서방정토(극락세계)를 다스리는 절대 부처 아미타불을 모시는 건물로 극락보전, 혹은 무량수전으로도 불린다. 극락전에 모셔져 있는 아미타불 옆으로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두 보살을 양 옆에 두는 것을 관례로 한다. 


    전라남도 강진군 무위사에 위치하고 있는 극락보전은 국보 13호로 1430년(세종 12년) 건설되었다. 한때 국사교과서에선 무위사 극락보전을 일컬어 '검박하고 단정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표현했다. 무위사 극락전은 조선 전기의 전형적인 건축양식을 띠고 있다. 무위사 극락전은 정면 3칸짜리 건물로 포근한 황갈색 색깔을 띠고 있으며 지붕은 맞배지붕의 주심포 양식이다. 맞배지붕이란 지붕 두 면을 옆면 없이 맞대는 지붕양식이고, 주심포란 기둥과 지붕을 이어주는 포가 기둥 위에만 있어 화려하지 않고 정갈한 인상을 준다. 맞배지붕과 주심포양식은 단아하고 깔끔한 멋을 내기 위해 주로 하나의 세트로 묶이는 기법이다. 요약하자면 간결미와 단순미를 자아내기 위한 건축기법인 것이다. 맞배지붕과 달리 옆면을 만들어 지붕을 팽창시키는 우진각지붕이나 팔작지붕, 기둥 사이사이에 장식적인 포를 새기는 다포 양식, 그리고 형형색색의 채색이 되어있는 전각들과 비교해보면 극락보전의 매력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장식적인 건축에 대한 비아냥이 아니라 단아한 종교적 건축의 멋도 충그에 걸맞는 미학적 미장센이 있다는 것이다. 맞배지붕과 주심포 양식을 통한 단아한 멋은 아무래도 조선 초기 사찰의 화려함을 장식할 수 없는 숭유억불의 정책 속에서 각 사찰들이 선택한 건축양식이었을 것이다. 

사진출처: 강진문화원


극락보전 옆면


무위사 극락보전의 형태는 수덕사 대웅전, 봉정사 극락전 등 고려 초기의 사찰 건축양식과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듯 보인다. 또한 조선초기라는 당대 만들어진 전각들 대부분이 비슷한 형식으로 제작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무위사 극락보전이 독보적인 것은 물론 전형을 나타내는 건축 가운데 보존이 훌륭하다는 점도 있지만 아주 섬세한 디자인의 차이가 있다. 바로 지붕 용마루의 곡선이다. 완벽한 일직선인 용마루의 선은 없지만 무위사 극락보전의 지붕 용마루 선은 다른 건축에 비해 훨씬 휘어 있어 단아한 가운데 은밀하게 교태를 부리는 듯 하다.


사진출처: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YP9S&articleno=5561&_bloghome_menu=recentte

  무위사 극락보전은 건축 자체로도 뛰어나지만 극락보전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건축 안에 있는 여러 점의 보물들이다. 불상은 물론이거니와 각 변면에 그려진 불화들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출처: 다락방 일기


작가의 이전글 [국보 12호]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 부처의 광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