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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Feb 13. 2020

[국보 42호] 송광사 목조삼존불감, 목조보화

   금은보화라 함은 휘황찬란하게 반짝이는 재물들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국보 42호인 순천의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은 '금은'으로 안 되어 있을 뿐 나무도 보물이 될 수 있구나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말그대로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은 보화다. 섬세한 세공력과 종교적 신앙심이 이상적으로 버무려진 대한민국 목조공예의 최고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불감'이란 불상과 불상을 안치하는 불당을 작은 간이식 휴대용으로 만든 것으로 '목조삼존불감'은 나무로 만든 부처 세 분을 모시고 있는 불감이란 뜻이다. 불감은 주로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불감을 열면 가운데 큰 방과 양쪽의 경첩에 작은 방이 하나씩 더 있는 구조다.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의 경우 가운데 방에는 연꽃무늬 대좌에 본존불이 가부좌를 틀고 있다. 본존불의 옷자락 구김새라든지 본존불 뒤의 광배를 보면 조각의 필치와 섬세함이 아주 생생하다. 왼쪽 경첩에는 문수보살이, 오른쪽 경첩에는 보현보살이 조각되어 있다.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은 연꽃가지를 들고 있으며 사자가 등에 업고 있는 대좌를 깔고 있다. 자비를 상징하는 보현보살은 코끼가 등에 업고 있는 대좌를 깔고 있으면 왼발을 걸치고 있다. 


사진출처: 출사코리아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은 지눌국사가 당나라로부터 가져온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눌국사는 고려시대 사람이고 당나라는 신라 시대 때 중국에 존속했던 왕조이니 시간대가 맞지 않는다. 이 때문에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의 제작시기는 신라 혹은 고려시대로 대강 이해할 뿐이며 불상의 표정이나 전반적인 디자인 면에서 이국적인 양식도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확언할 수도 없다. 그러나 어찌됐든 신라 혹은 고려시대 이후 한반도에서 한국인의 손으로 보존되어 왔고 그 유구한 세월을 머금은 습기는 한국의 그것이다.


사진출처: 한국저작권위원회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은 눈을 어디에 두어도 즐거울 만큼 조각면에서 빈틈을 주지 않는다. 나무의 재질로 지나친 화려함을 피하되 구성 면에서 품격을 높이는 방식이야말로 예술성 하나로 승부하는 방식이다. 아름다움 순도 100%의 이 보화는 그 어떤 금은보화에 못지 않게 값지고 귀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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