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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Feb 23. 2020

[국보 48호] 월정사 8각 9층 석탑과 석조보살좌상

"월정사 8각 9층 서탑과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은 조성 당시의 조형적, 신앙적 의미를 모두 찾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함께 국보로 묶는다."


    원래 국보 48호는 월정사 8각 9층 석탑이 유일했는데 2017년 보물 139호였던 '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을 하나의 세트로 합쳤다. 그 이유는 위 문화재청의 설명과 같다. 평창의 오대산에 있는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대 창건되었다. 그러나 이 당시의 절은 고려 말 전소되었고 조선 후기에 와서 중건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6.25 전쟁 때 다시 불타 사라졌고 전쟁이 끝나고 조금씩 복원되면서 지금의 월정사에 이르렀다. 


    먼저 국보 48호로 지정되었던 월정사의 8각 9층 석탑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탑으로 옥개석들이 팔각형의 모습이고 높이는 15.2m를 찍고 있는 9층짜리 석탑이다. 상륜부 역시 한국의 일반적인 석탑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이 상층부는 돌이 아니라 청동과 금동으로 만들어진 공예품이다. 누구나 유추 가능하듯 월정사 8각 9층 석탑의 양식은 전형적인 한국의 양식이 아니다. 비슷한 양식이 중국에선 다수 발견되괴 다각다층 석탑 양식이 한반도 북부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중국식 양식에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중국식 풍을 따르긴 했지만 이 석탑의 화려함은 고려시대 귀족사회의 특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어쩌면 치장에 탐닉하던 귀족들 입장에선 이러한 석탑양식이 눈에 끌렸을 지도 모른다. 옥개석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장식품들은 석탑이 부릴 수 있는 최대한의 기교까지 도달한 경우다. 이렇게나 높은 석탑임에도 체감률이 낮아 석탑의 앉음새가 안정적이다.


사진출처: 문화재청
사진출처: 문화재청

    월정사 8각 9층 석탑 앞으로는 두 번째 국보 48호인 석조보살좌상이 탑을 마주하며 공양하고 있다. 두 손을 공손하게 모으고 있는 이 보살상은 왼쪽 무릎을 세운 채 앉아 있으며 왼팔을 무릎에 바치고 있고 오른팔은 손상된 받침대에 괴고 있다. 머리에 쓰고 있는 길죽한 보관과 긴 얼굴형, 그리고 두툼한 볼살로 인해 작은 입술 등은 강원도 불상의 지역성을 반영하고 있다. 비슷한 얼굴형태로는 국보 124호의 강릉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이 있다. 진품은 월정사 내 성보박물관에서 소장 중이고 월정사 8각 9층 석탑에 앞에 있는 작품은 복제품이다.


사진출처: 경향신문


    국보 48호 세트는 한국적인 미, 강원도라는 로컬리티 그리고 이국적인 양식을 절묘하게 배합하여 만들어낸 예술품이다. 지역적 특색과 외국의 트렌드를 자국의 스타일로 어떻게 받아드리고 녹여낼 수 있는지에 대한 교본이 바로 국보 48호 세트다.


사진출처: 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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