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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Feb 26. 2020

[국보 51호] 강릉 임영관 삼문, 고건축의 질감

   고건축의 질감을 이토록 생생하게 드러내주는 건축물이 또 있을까. 국보 51호인 강릉의 임영관 삼문은 고려시 대에 만들어졌던 강릉 객사의 정문이다. 객사란 쉽게 말해 행정공무원을 위한 호텔이다. 왕이 지방으로 관리를 파견할 때나 외교사신들이 묵었던 곳을 객사라고 한다. 따라서 '강릉 객사문'이라고도 부른다. 


사진출처: 남아일언의 여행정보


   강릉 객사문은 5가지 고려시대 목조건축물 중 하나이다. 다른 4개는 앞서 소개했던 안동의 봉정사 극락전, 영주의 부석사 무량수전과 조사당, 수덕사의 대웅전이다. 특이할 만한 점은 다른 4가지는 모두 종교건축물인데 강릉 객사문은 행정건축물이라는 것이다. 강원도의 '강원'이 강릉과 원주의 앞 두 글자를 따서 명명되었을 정도로 강릉은 강원도의 핵심도시 중 하나였다. 원주와 함께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였다. 비록 강원도는 조선시대의 행정구역이지만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때부터 이미 중요한 거점도시 기능을 했었다. 그만큼 강릉에는 주요한 행정관아들이 몰려 있었다. 지금은 객사가 헐어져 남아 있지 않지만 객사문만큼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사진출처: 출사코리아


   강릉 객사문은 3칸 짜리 크기로(그래서 '삼문'이다) 앞뒤에 육중한 기둥 4개씩 지붕을 떠받치고 있다. 지붕은 맞배지둥이며 문이다 보니 지붕을 이어받쳐주는 보(beam)의 구조가 있는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편액은 고려의 공민왕 친필 글씨라고 한다.


    강릉 객사문은 짙은 나무색을 띠고 있다. 이 색깔은 결코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자연의 색감이다. 웬만한 세월을 머금은 나무가 아니면 띨 수 없는 유구한 인내에서 발하는 빛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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