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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Mar 05. 2020

[국보 56호] 송광사 국사전, 가치는 안에 있는 것

   국보 56호인 순천의 송광사 국사전은 국보 42호의 목조삼존불감, 국보 43호인 혜심고신제서에 이은 송광사의 3번째 국보이다. 이미 여러 차례 한국의 삼보사찰에 대해 이야기한 바가 있다. 삼보사찰의 '삼보'란 불교의 3가지 보물로 불, 법, 승을 일컫는다. '불'이란 석가모니를 말하고, '법'이란 경전을 가리키고, '승'이란 불도를 실행하는 승려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먼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보관하고 있는 경남 양산의 통도사가 '불'에 해당하는 삼보사찰이고,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합천의 해인사가 '법'에 해당하며, 수많은 대승들을 가장 많이 배출해낸 전남 순천의 송광사가 '승'에 해당하는 삼보사찰이다. 각각 불보사찰, 법보사찰, 승보사찰이라고도 부른다.

   

    구태여 삼보사찰을 일일이 설명하는 이유는 승보사찰의 지위를 갖고 있는 순천 송광사의 불교적 도의가 국보 56호인 국사전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국사전은 고려시대 큰 스님 16분의 영정을 모시는 전각이다. 아니 일종의 신전이다. 불교국가였던 고려에는 왕의 스승 역할을 해주는 국사의 존재가 있었다. 고려시대 불교계에서 가장 높은 지위가 국사였고, 국사전에서 모시는 16분 다 국사를 역임하신 분들이다. 16분이란 보조국사 지눌대사부터 시작해서 진각국사, 정혜국사, 청진국사, 진명국사, 원오국사, 원감국사, 자정국사, 자각국사, 담당국사, 혜감국가, 자원국사, 혜각국사, 각진국사, 홍진국사, 고봉국사 등을 말한다. 


사진출처: 불교신문


    1369년 고려 공민왕 대 만들어져 이후 두 차례의 보수과정을 거친 국사전은 정면 4칸 크기에 지붕은 맞배지우, 그리고 주심포 양식을 취하고 있다. 맞배지중-주심포 양식은 물론 옆으로 안정감 있게 퍼진 앉음새는 소박함과 동시에 건물을 담백하게 해준다.


사진출처: 문화유산채널


   진정한 보물은 그 가치를 안에 두는 법이다. 송광사의 국사전은 건축의 외양보다는 그 안에 모셔진 승려들의 공덕, 그들을 기리기 위한 종교적 정성이 국사전의 값어치를 높여준다. 진심과 정성으로 버무러진 마음은 국보로 감히 등급화 할 수 없는 인간의 소중한 자산이다. 다만 1995년 16분의 영정 중 무려 13점을 도난당했다. 도난당한 13점은 2017년이 되어서야 복원되어 16분 모두 모시고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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