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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Mar 17. 2020

[국보 66호] 청자 상감연지원앙문 정병, 상감의 자태

11~12세기 순청자로서 전성기를 누렸던 고려청자는 13세기, 그러니까 고려 말 귀족적 분위기가 훨씬 더 짙어지면서 상감청자로 변화하게 된다. 상감청자란 말 그대로 상감기법이 가미된 청자이다. 상감은 흙으로 빚은 도자를 구워내기 전에 칼로 표면에 그림을 조각한 다음 그속에 색이 다른 흙(예컨대 백토 등)을 덧띄우고 구워낸 방식이다. 즉 고려청자에 화려한 장식이 치장되는 것이다. 이로써 청자에 볼거리만큼은 풍성해지게 되었다.


장식된 그림 중에선 큼지막한 그림들도 있고, 여백을 한껏 살린 그림도 있으며, 세밀11~12세기 순청자로서 전성기를 누렸던 고려청자는 13세기, 그러니까 고려 말 귀족적 분위기가 훨씬 더 짙어지면서 상감청자로 변화하게 된다. 상감청자란 말 그대로 상감기법이 가미된 청자이다. 상감은 흙으로 빚은 도자를 구워내기 전에 칼로 표면에 그림을 조각한 다음 그속에 색이 다른 흙(예컨대 백토 등)을 덧띄우고 구워낸 방식이다. 즉 고려청자에 화려한 장식이 치장되는 것이다. 이로써 청자에 볼거리만큼은 풍성해지게 되었다.


장식된 그림 중에선 큼지막한 그림들도 있고, 여백을 한껏 살린 그림도 있으며, 세밀한 디자인의 그림들도 있다. 그중 청자 상감연지원앙문 정병은 단연 그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연지란 연못이고 원앙이란 조류의 한 종이지만 사실 오리과에 속한다. 정병의 한 면에는 유유히 헤엄치는 원앙 2마리가 아주 앙증맞게 그려져 있다. 그러나 반면 연못은 따로 그려져 있지 않다. 다만 원앙이 헤엄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물결로 연못임을 추정할 뿐인데, 이는 연못을 따로 그려넣지 않는 대신 비색의 청자정병 전체를 연못으로 삼는 아주 영리한 방식이다. 원앙의 밑에는 역시 사랑스러운 물 위의 꽃들이 수채화처럼 펼쳐져 있다. 정병의 다른 면에는 버들나무로 보이는 나무가 정병을 꽉 채우고 있다. 버들나무의 잎들과 줄기들은 워낙 섬세하게 터치되어 있으면서도 획일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연지원앙의 그림과는 다른 수묵화의 느낌을 준다. 정병의 주둥이에 나뭇잎인지 꽃잎인지 알 수 없는 그림으로 마무리된다.  청자 상감연지원앙문 정병은 정병 자체를 배경 삼아 그려진 여러 편의 회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감기법의 가장 올바른 예가 아닌가 싶다. 


정병의 자태 또한 수려하다. 여러 단을 두어 정병의 몸매라인이 번번이 변주된다. 곡선과 직선이 자유롭고 변용되는 모습이  과연 한국미술의 힘은 선에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그러나 절대 교태스럽지는 않다. 그저 우아하고 고상한 서 있는 모습이 작품의 품격을 더 가치있게 해주고 있다.  



청자 상감연지원앙문 정병 역시 존 개츠비 컬렉션의 수장품이었고  경매에 올랐을 때 간송 전형필이 사드린 20점의 작품 중 하나로, 지금은 간송미술관에 소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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