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러운 보물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높이 17cm 정도의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사람의 손만한 크기라 더 귀중해 보인다.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삼국시대의 유물로 추정되나 정확히 삼국 중 어느 나라의 출토품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일제 강점기 당시 간송 전형필이 사기 전까지의 경위도 불확실하다. 다만 불상의 뒤에 '계미' 라고 적혀 있어 계미년에 제작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데 이 계미년이 정확히 언제인지 파악은 힘들다. 비슷한 형태로 고구려의 금동연가7년명여래입상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고구려 불상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지만 백제의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세 명의 부처가 넓직한 광배를 배경으로 연꽃 위에 올라와 있다. 중앙은 본존불이고 좌우로는 부처를 보좌하는 협시보살들이다. 전형적인 삼존불의 형태다. 본존불인만큼 옆의 보살상보다 더 크게 표현된 중앙의 불상이 연꽃을 밟으며 삼존불입상 전체를 지탱해주고 있다. 발끝이 얼마나 섬세한지 역시 명작은 디테일에 있는 법이다. 본존불의 옷주름은 비교적 단순하게 처리되었으나 옆 보살상들의 옷주름은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두 보살상이 다르게 생겼다는 것도 흥미롭게 볼만 하다. 불상의 크기에 비해 아주 크게 조각된 광배는 불상의 신비스러움과 종교적 권위를 살려준다. 불상의 핵심은 세 부처들이지만 자꾸 연꽃에 눈이 가게 된다. 연꽃잎 하나하나 끝을 살짝 올려주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생동감이 느껴진다.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도 국외로 팔려나갈 위기에 처해 있던 중 간송 전형필이 사드린 간송 컬렉션의 하나로 현재 간송미술관에서 소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