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복사지 3층석탑의 감실에서 같이 출토된 구황동 금제여래입상과 좌상이 각각 국보 79호와 국보 80호로 묶여 한 운명을 같이 하게 된 것처럼, 국보 81호인 감산사 미륵보살입상과 국보 82호인 감산사 석조아미타여래입상도 그들처럼 경주 감산사지에서 같이 출토되어 지금도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에 함께 진열되어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국보 81호 감산사 미륵보살입상은 성덕왕 시절 집사부 시장 김지성이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제작한 부처상이고, 국보 82호 감산사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은 김지성이 이번엔 아버지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제작한 부처상이다.
크기는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감산사 미륵보살입상은 어딘지 이국적인 풍모가 강한데 반해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은 지극히 한국적인 외모다. 얼굴형도 훨씬 더 둥글며 그때문인지 볼살이 더 두툼해보이고 코도 넓직하다. 법의는 몸 전체를 감싸고 있으며 유독 긴 소매가 눈길을 끈다. 옷주름을 일종의 패턴을 만드려는 듯 좌우가 거의 대칭으로 되어 있다. 광배는 두 석조상 모두 과장되지 않게 표현했지만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의 광배는 전체적인 윤곽선이 완벽한 물방울 모양이다. 어딘가 아웃라인이 불균질하게 보이는 국보 81호보다 훨씬 더 정갈한 느낌을 주고 있다.
두 석조상 모두 사람의 신체 크기와 거의 비슷하게 제작되었다. 비록 두 석조상이 양식은 다르게 묘사되었지만 사실적인 비례에 입각해 조각의 리얼리즘을 추구하여 감상의 편안함을 선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