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중인 국보 91호 '도기 기마인물형 토기'는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신라시대 유물로 어느 역사교과서든 빠뜨리지 않고 수록하면서 신라의 토기를 대표하는 유물이 되었다. 금령총은 대릉원지구를 기준으로 동서를 나눈 노동동과 노서동 중 노동동에 위치하고 있는 고분이다.
한국미술의 자랑스러운 영역 중 하나가 도자공예다. 한국의 도자공예는 고려의 청자와 조선의 백자 때 가장 원숙하고 절정을 찍었지만 원삼국시대, 아니 더 소급하자면 토기의 역사부터 내려온 전통이 빚어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중 삼국시대의 신라와 가야의 도기가 추후 발전하게 될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의 원형이 되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라와 가야의 도기는 용도와 형태에 따라 종류가 각양각색이다. 그중 동물이나 사람모양의 인형을 만든 도기를 '상형도기'라고 한다. 실용성보다는 상징성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국보 91호인 기마인물형도기는 망자의 망령이 저승까지 무사히 도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종의 호위역할을 하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말의 장신구나 기수의 복장까지 신라의 상형도기 중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된 도기이다. 기수의 복장을 통해 당대 신라인들의 의복생활을 상상해볼 수 있다. 말의 등에 있는 받침대는 깔때기이며 말의 앞가슴에 뾰족하게 달려 있는 관은 술이나 물을 따르는 주구다. 말의 엉덩이에 붙어 있는 꼬리는 손잡이 역할이다. 이 도기는 상징적인 의미로 만들어졌지만 엄연히 주전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