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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 나그네 Jul 19. 2020

90년대생이 ‘비집고’ 오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아프면 치유가 필요하다. 아픈 시대에 태어난 청춘을 위하여

  

출처 : https://www.yes24.com/Product/Goods/66754547

 

90년대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에 맞춰 출간된 <90년대생이 온다>은 실제 읽어보지 않고도 제목쯤은 모두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화제를 모았다. 90년대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징들을 저자의 시각으로 유쾌하고도 분석적인 시각으로 90년대생을 바라보고 있다. 일부 부장님들은 이 책을 보며 90년대생을 글을 통해서라도 잘 알고 싶은 대상일 정도이다. 그만큼 90년대생은 기존의 세대와는 다른 행동 양상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90년대생은 그들에게 계속해서 ‘독특하게’ 보일 것이다. 현재의 90년대생들은 아주 어렵게 사회진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비집고 들어간 기업에서는 여전히 소수의 집단에 불과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의 다른 행동은 기성세대에게 ‘독특하게’ 보일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 




  90년대생의 사회생활 시작은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악화되어가고 있다. 지난달 20대 고용률은 55.4%로, 통계조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잔인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도 분명 있겠지만, 사실 청년 고용률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80년대생도 겪었던 문제를 90년대생은 더욱 극심하게 겪고 있는 중이며, 혹자는 그들이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상황까지 놓여져있다. 그렇다 보니 90년대생들은 한정된 자리를 나누어 갖기 위해선 더욱더 치열하게 전투하여 비집고 회사를 들어가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출처 : http://m.blog.daum.net/znslsl28/93?tp_nil_a=1

  취업 9종 세트라는 말이 2015년 신조어로 등장했다.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봉사활동, 인턴 활동, 수상 경력 그리고 성형수술까지 취업을 위해 참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 2015년에 취업 9종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으니 어쩌면 지금은 취업 12종, 취업 15종이라는 말이 90년대생들에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준비하고 싶어서 준비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영어를 단 한 마디 사용하지 않는 직무여도 ‘성실성’ 평가라는 합리화 아래 높은 수준의 토익 점수를 준비해야만 한다.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명제 아래 피부 관리도 해야 하고, 적어도 ‘취업 다이어트’라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취업이 슈퍼맨, 슈퍼우먼 선발대회는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출처 : http://blog.daum.net/nuyzxiguv45/323

 청년들은 취업 9종을 준비하면서 고통 받고 아파하고 있다. 청년들이 만능에 가깝기를 바라는 386세대는 과연 취업 9종을 단 한 번이라도 준비해보고 이처럼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런 말을 하면 기성세대 중 누군가는 “라떼”는 말로 시작해서 “요즘 청년들은 노력을 하지 않는다” , “절실함이 적다”는 말로 결론을 지으며,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반발심 강한 위로만 할지도 모르겠다. 아프면 치유를 받아야지 그것을 청춘이기 때문에 당연히 견뎌야 한다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픈 것을 참는 것은 미련할 뿐이다. 아픈 시기를 만든 386세대에게, 아픈 시기에 청춘으로 살아가는 아픔을 알리고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출처 : https://www.mk.co.kr/news/politics/view/2020/04/402186/

0.6%. 21대 국회의원의 20대 비율이다. 1%도 되지 않는 수치이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인만큼 법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런 만큼 20대 청춘을 위한 법안 마련이 시급한데,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의 비율부터 90년대생에게 상당히 불리하다. 물론, 기성세대가 90년대생을 위한 법안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경제성장률 연 10%대를 살아가던 세대의 사람들이, 제로에 가까운 경제성장률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마음과 요구사항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 아픔을 겪는 당사자인 청춘들이 입법 활동을 하면 더 나은 법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다고 해서 “60년대생이 떠나야 90년대생이 올 수 있다”는 식의 세대 갈등을 환기하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국회의원도 연령대별로 최소 할당제라도 도입해 아픈 세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눈물을 닦아주는 모범 사례가 됐으면 한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청년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초석을 마련하고, 기성세대는 이 같은 시대를 만들어둔 것에 대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염원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60년대생이 청춘으로 살아가던 시대에 환호 받았을지는 몰라도 90년대생에게는 두 번 상처 주는 말 밖에는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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