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김장김치

”김치 없이는 못 살아 정말 못살아~!“

by 밝은얼굴


김장의 시즌이 좀 넘었지만

일 년 중 꼭 해야 하는 행사이기에

며칠 언니네서 자며 김장행사를 치렀다.



나는 김장을 배울 엄마가 없기에

김장을 담그는 걸 도와드리며

어깨너머로 배워야 한다.


몇 년째 언니네서 김장을 도와드렸고

그동안은 바라는 것 없이

배우는 것에 만족하며 도와드렸지만

이번에는 내 몫을 바라며 김장을 했다.


무를 잘씻고 다듬어 채를 썬다.
열심히 채칼로 무를 써는 조카들


김치를 가져가겠다고 말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노동의 강도는 다르다.


도와주는 것은 그저 끝에 양념만 치대면 그뿐.

배추를 뽑고, 가르고, 절이고, 뒤집어서 절이고,

다시 씻겨 소금물에 절이고, 속재료를 만들고 등은

알 수 없던 일이다.


이튿날 아침 잠에서깬 주용이. 부시시 상황파악중이다.


허리가 끊어질듯한 노동이 있지만,

차라리 잘된 것이 시어머님의 김치까지

만들기로 다짐하였기에 20 포기를 포함한

75 포기김치를 담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제 집에서 김치를 5포기 정도는

어렵지 않게 담글 수 있겠다.

물론, 아직 더 배워야 하지만.


절인배추의 탑
탑 세개. 실력이 좋으시다.


안사돈어르신을 도와주시는

요양보호사님이 쌓으신 배추탑.

손이 빠르시고 실력도 좋으시다.

이분께는 집안 살림을 배울게 많다.


마당을 정리하시는 안사돈어르신
동네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준비하다 보니 소문이 난 건지

동네 안사돈어르신 지인분들이 도와주셨다.

나는 이쯤에서 형부가 맡긴

타이핑을 하느라 자리를 비웠는데

끝까지 마무리 못한 것이 아쉽다.


파, 쪽파, 마늘, 생강, 풀, 고춧가루, 새우젓 등등등등. 각종 재료를 넣고 속을 만든다.
노란 박스에 담아지는 나의 김치들


김치한다고 하고 김치통도 안 가져간 나는

안사돈어르신께 한소리를 듣고

노란 플라스틱 트레이 두 개에 내 몫을 챙겼다.


막바지에는 김치를 담그다가,

타이핑을 하다가, 아기를 보다가,

다시 타이핑을 하며

추운 바깥에서 고생하시는 인원들에게

죄송한 생각이 많이 들었고,

제대로 김장을 배우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 상황이 아쉬웠다.


어머님몫의 김치. 필요하시면 더 드릴 예정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스탠드 김치냉장고에 김치와

다른 재료들을 가득 넣어놓는 거였는데

이번에 완성하게 되어 기쁘다.


이번 년 아버님의 간병으로

김장을 못하셨을 어머님의 김치를

따로 챙겨뒀다.


이번 배추가 달아 김치도 달았는데,

모두의 수고로움과 노동이 들어가서인지

값지고 금 같은 김치가 됐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