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없이는 못 살아 정말 못살아~!“
김장의 시즌이 좀 넘었지만
일 년 중 꼭 해야 하는 행사이기에
며칠 언니네서 자며 김장행사를 치렀다.
나는 김장을 배울 엄마가 없기에
김장을 담그는 걸 도와드리며
어깨너머로 배워야 한다.
몇 년째 언니네서 김장을 도와드렸고
그동안은 바라는 것 없이
배우는 것에 만족하며 도와드렸지만
이번에는 내 몫을 바라며 김장을 했다.
김치를 가져가겠다고 말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노동의 강도는 다르다.
도와주는 것은 그저 끝에 양념만 치대면 그뿐.
배추를 뽑고, 가르고, 절이고, 뒤집어서 절이고,
다시 씻겨 소금물에 절이고, 속재료를 만들고 등은
알 수 없던 일이다.
허리가 끊어질듯한 노동이 있지만,
차라리 잘된 것이 시어머님의 김치까지
만들기로 다짐하였기에 20 포기를 포함한
75 포기김치를 담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제 집에서 김치를 5포기 정도는
어렵지 않게 담글 수 있겠다.
물론, 아직 더 배워야 하지만.
안사돈어르신을 도와주시는
요양보호사님이 쌓으신 배추탑.
손이 빠르시고 실력도 좋으시다.
이분께는 집안 살림을 배울게 많다.
준비하다 보니 소문이 난 건지
동네 안사돈어르신 지인분들이 도와주셨다.
나는 이쯤에서 형부가 맡긴
타이핑을 하느라 자리를 비웠는데
끝까지 마무리 못한 것이 아쉽다.
김치한다고 하고 김치통도 안 가져간 나는
안사돈어르신께 한소리를 듣고
노란 플라스틱 트레이 두 개에 내 몫을 챙겼다.
막바지에는 김치를 담그다가,
타이핑을 하다가, 아기를 보다가,
다시 타이핑을 하며
추운 바깥에서 고생하시는 인원들에게
죄송한 생각이 많이 들었고,
제대로 김장을 배우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 상황이 아쉬웠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스탠드 김치냉장고에 김치와
다른 재료들을 가득 넣어놓는 거였는데
이번에 완성하게 되어 기쁘다.
이번 년 아버님의 간병으로
김장을 못하셨을 어머님의 김치를
따로 챙겨뒀다.
이번 배추가 달아 김치도 달았는데,
모두의 수고로움과 노동이 들어가서인지
값지고 금 같은 김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