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도토리묵 월남쌈

삶을 내맡기기&감정을 알아차리고 내맡긴다. / 무당벌레

by 밝은얼굴


유튜브 써니즈 오디오채널을 즐겨 듣는다. (본다라는 표현이 맞지만 오디오 채널이므로 영상을 보기보단 듣기를 한다.) 사연을 읽어주시며 구독자분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하는 내용이었다.


[ 도토리묵 월남쌈 ]

도토리묵

파프리카(빨, 노)

사과

청경채

라이스페이퍼

< 양념 >

진간장

와사비

참기름

통깨


준비재료


마이클 싱어의 ‘삶을 내맡기기’에서 누가 나에게 부탁을 하거나 어떤 상황이 내게 왔을 때, 그냥 다 오케이, 예스하면서 받아들여야 하는지 헷갈려서 써니즈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파프리카는 채썬다.
사과도 채썬다.
청경채는 길게 잘라준다.
묵은 쌈에 들어갈 크기만큼 잘라준다.
따로 그릇에 담아 준비해준다.


질문자분의 질문처럼 나도 이와 같은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다. 온전히 삶을 세상에 내맡기기로 했을 때 세상이 선물해 주는 결과에 순응하고 경험하며 살아가려 하지만, 어떤 상황이 내게 왔을 때나 타인이 내게 부탁을 했을 때 무조건 오케이 하며 따라야 하는가였다.


넓은 그릇에 따듯한 물을 받는다.
그릇의 크기는 지름이 라이스페이퍼보다 크면 된다.


오케이만 하다 보면 내가 하기 싫어지거나 그로 인해 목표한 바가 무너지거나 많은 부탁을 들어주느냐고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땐 그것이 세상이 주는 교훈이고 그 교훈이 지혜가 되는 선물을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선물을 받고 기뻐만 하고 싶지만 슬픔과 좌절이 같이 오는 경우가 있을 때는 ‘내맡기기’에 대한 의문점이 가슴속에서 올라온다.


라이스페이퍼를 따듯한물에 5초 ~ 8초정도 담궈서 접시에 올린다.
1. 재료들을 김밥처럼 올려놓고 라이스페이퍼 위쪽을 아래로 접어준다.
2. 아랫쪽을 위로 접어준다.
3. 오른쪽을 왼쪽으로 접어준다.
4. 왼쪽을 오른쪽으로 접어준다.
라이스패이퍼가 접시에 달라붙으면 먹기 불편하므로, 상추와 같은 채소를 깔아준다.
예쁘게 담는다.치즈는 취향껏 올린다.
맛있다. 도토리묵이 들어가서 간장양념이 잘어울린다. 쓰리라차와도 먹어봤지만 간장양념이 도토리묵 월남쌈에 더 잘어울린다.


써니즈 오디오에선 ’ 감정을 알아차리기‘를 사견으로 얘기해 주셨는데 ’ 선택을 내맡기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내맡기기‘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림으로 몸과 마음의 힘을 빼는 것이라고 한다.


알아차리기를 통해 어디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고, 힘을 빼서 긴장이 풀려 편안해지는 방향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


나는 선택을 내맡기는 경우에 집중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감정을 내맡기고 알아차리는 것에 의식을 둬봐야겠다.







겨울잠을 자던 무당벌레가 살금살금 낙엽밖으로 몸을 보였다. 어릴 적엔 이 조그마한 곤충이 귀엽기만 했는데 고등학생 이후부터는 무서워졌다. 같은 곤충이고 같은 사람인데 난 왜 이아이를 무서워하게 되었을까? 또 지금은 왜 또 어릴 적처럼 무서워하지 않게 된 걸까?


사실 무섭긴 하다. ‘이 조그만 곤충이 콕! 하고 내 손바닥을 물면 어떡하지?’, ‘독이 있어서 배탈이 나면 어떡하지?‘ 등의 두려움이 들었지만 용기 내봤다. 그 결과 내 손바닥에 이 귀여운 아이를 올려서 차가운 벽돌바닥에서 포근한 잔디에 옮겨 줄 수 있게 되었다. 분리수거함 벽돌바닥에서 잘못하면 밟힐 수도 있지만 난 그걸 예방해 준 것이다.


이 행위로 행복해졌다. 작은 무당벌레에게 삶을 선물해 준 것만 같다. 어쩌면 고등학교 이후 20대 후반까지 무당벌레가 무서웠던 건 용기 내는 법을 몰라서이지 않을까? 용기를 내기보단 불편한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갇혀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 없게 되었다가,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되어 지금은 무서워지지 않게 된 것이 아닐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