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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치료과정 2

직장이야기 - 1

by 밝은얼굴

2022년 1월 인수인계를 마지막으로 회사를 관뒀다.


2018년, 2019년즘 이었다.

트럭 기사님과 말을 나누다가

갑자기 심장에 통증이 느껴져

의자에 주저앉았다.


고통이 심한건 아니었지만

몸이 나에게 신호를 주고 있었다.

’이대로 지내면 반드시 죽는다‘


술을먹고 4시까지 놀다 출근하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먹방을 보다가 날이새기도했다.


날 제대로 사랑하지 않았던 시기였었고

하청으로 일을 다닌다는 자격지심과

피해의식이 생각을 사로잡고 있었다.


직영 관리자가 내게 하는 말과 행동이

나를 위축시키고 하찮게 만들었다.


“머리에 나사가 빠졌어요?”

“이건 3살짜리도 알아요.”

“이 씨x것 (전산 서류를 지칭) 언제돼요?”

“나가노새x 이새x거 말이에요”


새벽에도 몇번씩 깨서 잘못한게 없나 생각했다.

’헉! 맞아 그거 메일 보냈나?‘

그럴때면 심장이 두근두근거리며

불안감에 잠을 잘 수 없었다.


위로하고 안심시키며 자도

서류 하나 오타난 내용이나

기일안에 보내지 못한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은

나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난 그걸 가장 쉬운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풀었다.


그건 먹는것이다. 족발, 피자, 치킨등등

입에 넣고보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난 먹고즐겼다.


아빠가 살이찌는 나를 걱정하니까

나는 먹는걸 들키지 않기위해

장롱에 치킨이며 피자를 숨겨놓고 먹었다.


먹는 행위 외에 나에게 기쁨을 주는건

게임하기, 사람만나 술과 안주먹기 정도였다.


운동같은건 없다. 책읽기나 자기개발도 없다.

그저 어릴때 알던대로 단순하게 먹을걸로 풀었다.

그렇게 나를 병들게했고 나는 무너져갔다.


살이빠지면 날 덜혼낼까.

내가 살이쪄서 그러는건 아닐까.

살이 빠지면 상냥하게 대해주진 않을까.


다이어트약에도 손을 댔다.

처음에는 작은 알약 하나정도였다.

한약도 먹어봤다. 그러다 양약을 처방받아 먹었다.

하루에 한봉지는 두봉지가 되고, 세봉지가 되었다.


1단계를 먹던 나는 8단계까지 올라갔다.

단계가 높을수록 더 세기가 심해지고

중독확률도 올라간다.


아침에 빈속에 약을먹고

몽롱한기분으로 일을했다.

그러면 일이 잘되는듯했다.

내가 일을 잘하는것같고

살도 빠지고 좋았다.


약을 먹기를 관두면 살도 금방 불었다.

다시 자신감이 없어지고

일도 잘안풀린다 생각했다.


다이어트 약을 계속 먹던 어느날,

마우스클릭 한번을 누르는데 3초가 걸렸다.

그러다 5초가 걸렸다.

1분이면 될 서류를 3분 넘도록 했는데

틀려서 다시했다.


'뭔가 문제가 반드시 있는거다 이건'


약을먹고, 폭식을하다 토를하고

잠도 잘 안자고 술을 먹고.


인간관계도 엉망이었다.

난 관계를 쌓는 기본기를 몰랐다.

내가 느끼는 피해의식대로 사람을 대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귀천이 있다 믿었다.


왜 난 빨리 깨닫지 못했을까?

그 회사는 6개월이 한계였다.

난 10년 2개월을 다녔다.


10년 2개월만에 나는 깨달았다.

난 사랑스럽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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