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를 만들려다 찜이 되어버렸다.
글을 쓰는 건 오랜만이다.
정확히는 ‘발행’을 하는 건 오랜만이다.
둘째 임신, 오븐고장, 산후우울증, 어린이집등
여러 가지 이슈가 있던 몇 개월이었다.
[ 밥통 토마토 소고기 스튜 ]
방울토마토(또는 토마토)
소고기
양파
애호박
양배추
감자
당근
마늘
과일
물
후추
코인육수
파슬리
오일
소금
강황가루
레드와인 3스푼
< 추가 >
밥통
1. 재료 다듬기&갈아주기
- 건더기 재료(양파, 양배추, 당근, 감자, 소고기, 애호박)를 깍둑 썰어 준비한다.
- 소스재료(방울토마토, 마늘, 과일, 물)를 갈아준다.
2. 밥통에 재료 넣기
- 밥통에 깍둑썬 건더기 재료와 갈아준 소스재료를 넣는다.
- 양념재료(후추, 코인육수, 파슬리가루, 소금, 강황가루, 레드와인 3스푼, 오일)를 넣는다.
3. 찜기능으로 취사하기
- 영양찜 or 만능찜 등의 기능으로 60분간 재료들을 익혀 완성한다.
오븐이 고장 난 다음날 아침.
눈을 뜨기 싫어졌다.
눈을 뜨면 육아를 해야 하고
집안일을 해야 하고, 무언갈 해야 했다.
그래서 자꾸만 자꾸만 일어나기를
뒤로 미루니까 패턴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내가 할게”, “내가 해야지”, “이건 내가 할 수 있어”,
“하고 나면 분명 나에게 성장이 생겨”라는
말들을 계속하고 나니, 마음이 GG를 쳤다.
나는 생각보다 더 연약하고, 유약하고,
남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다.
나는 그저 여인일 뿐.
책임감을 떠안고 있지도
중압감을 견디고 있지도 않은데
왜 이리 참고 견디고 다짐을 했던 걸까.
몇 개월 동안 나는 주저앉고, 내려놓고,
포기하고, 회피했다.
난 그것들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하고 보니 세상에 불필요한 일은 없었다.
덕분에 내가 못하는 것, 잘하는 것의
경계가 생겨서 내가 못하는 것에는
“난 이거 못해”라고 표현할 줄 알게 되었다.
통제를 하지 않게 되니
과하게 자유분방해진 면도 있지만,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걸 알아차림으로
걱정과 불안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
아직 어린이집은 완결되지도 않았고
오븐도 고쳐지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기에
지금 이렇게 글을 적어본다.
언제 또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 편의 글을 작성하고 나니
마음이 평온해지고 희망의 빛이 새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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