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를 가보신 분이라면 아실 것입니다. 알프스 산맥에 자리한 스위스의 자연환경은 어딜 봐도 굉장하죠. 이러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 스위스는 재활용에 진심입니다. 대한민국만큼 재활용을 열심히 합니다. (여기서 잠깐 국뽕을 채우고 가자면.... 혹자는 대한민국이 무슨 재활용을 열심히 하냐고 말합니다. 아파트 단지마다, 빌라마다, 오피스텔 단지마다 각자의 분리수거장이 따로 있는 것부터가 다른 나라와는 정말 다릅니다. 다른 나라는 각자 집에서 한 봉지에 모든 쓰레기를 모아서 그냥 버립니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유럽이 정말 그렇습니다. 물론 스위스처럼 아닌 곳도 있습니다.)
스위스에서 나고 자란 프라이탁 형제도 영향을 받아 환경 보호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부모님도 프라이탁 형제의 생각에 공감하여 음식물 쓰레기로 퇴비를 만들고 재활용품으로 장난감을 만들어 형제에게 선물했습니다. 프라이탁 형제는 못 쓰는 것들을 가져다가 새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공장에 버려진 부품을 소재로 자전거를 직접 만들어 타기도 했습니다.
재활용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이며 성장한 프라이탁 형제가 20대 초반에 배낭에서 불편함을 겪습니다. 프라이탁 형제는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당시에는 노트북이나 패드가 없어서 종이로 된 스케치를 배낭에 넣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스위스 취리히는 비가 자주 와서 가방이 젖으면 종이도 같이 젖곤 했습니다. 또한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프라이탁 형제는 자전거를 탔을 때 배낭이 불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불편함을 해결하는 가방을 찾았지만 환경 보호에 열심이던 형제는 새로운 가방을 사는 것은 꺼려졌고, 방수가 잘 되는 가방을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프라이탁 형제는 이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위한 가방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당시 프라이탁 형제가 빌린 집의 월세는 300달러였습니다. 굉장히 저렴한 편이었기에 주변 환경이 좋지 못했습니다. 도로 바로 옆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도로뷰가 프라이탁 형제에게 아이디어를 주었습니다. 트럭의 짐을 보호하는 방수포가 눈에 띈 것이었습니다. 이 방수포는 말 그대로 방수는 기본이었고 방진, 햇빛에 대한 보호 기능도 있었습니다. 프라이탁 형제는 그 길로 가까운 공장지대로 가서 방수포를 얻어와 세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폐차장에 있던 안전벨트나 부품을 모아 가져옵니다.
그렇게 최초의 메신저백이 탄생합니다. 트럭의 엄청 큰 방수포를 활용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10-15개 정도의 가방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프라이탁 형제는 친구들에게 제품을 판매합니다. 첫 가방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오래된 방수포였기에 너무 더러웠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거리를 두었지만 결국 다 좋아했습니다. 방수포 제각각의 매력이 담겨 있었고, 원자재 자체가 워낙 튼튼해서 기능적으로 우수했습니다. 이때 프라이탁 형제는 디자인을 관두고 가방을 만들기로 집중합니다.
친구들 말고 이제 우편배달부에게서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입소문이 점점 더 커지자 편집샵에서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프라이탁 형제는 결국 자신만의 방식대로 자연스럽게 성장하며 지금의 '프라이탁'이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브랜드가 성장하려면 중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돈입니다. 돈이 있어야 마케팅을 하고 기능을 테스트하여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라이탁은 이 모든 것을 거부했습니다. 가방을 만들어 팔고 그 수익으로 다시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투자는 일절 받지 않았습니다. 프라이탁 형제는 이에 대해 말합니다. '투자자에게 휘둘려 일하지 않고 스스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지속하며 그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라이탁은 더 적극적으로 기존을 거부했습니다. 마케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마케팅은 저절로 되었습니다. 사실 프라이탁의 제품은 부모님 입장에서 봤을 때 등짝 스매싱이 절로 나올 수 있는 가방입니다. 프라이탁 매장에 방문하면 약간 기름 쩌든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품을 사면 스크래치와 더러움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죠. 그리고 그 가격은 생각보다 비쌉니다. 하지만 우리가 프라이탁을 주고 사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내가 산 가방이 세상에서 유일하다', '환경을 보호하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프라이탁은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마케팅이 되었습니다. 프라이탁을 가진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프라이탁 사진을 sns에 업로드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프라이탁은 '찐 팬'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프라이탁의 철학에 공감한 찐 팬들이 저절로 주변에 소문을 내었으니까 말이죠.
프라이탁은 실제로 좀 비쌉니다. 조그마한 메신저백 하나에 20만원이고 노트북 파우치는 거의 15만원 정도 됩니다. 왜 비쌀까요? 생각해 보면... 재활용되는 방수포 가져다가 만들면 끝 아닐까요?
환경에 대한 보호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회사가 프라이탁입니다. 방수포 세척부터 재활용된 물을 사용합니다. 빗물을 사용하고 공장 지붕의 열을 재활용하여 온수를 만듭니다. 그리고 방수포는 기계가 만들지 않습니다. 방수포에 글씨가 쓰여있거나 무늬가 그려져 있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누가 어떻게 잘라서 만드느냐에 따라서 디자인이 다르게 나옵니다. 그래서 하나하나 수작업을 합니다. 공장도 대부분 유럽에 있습니다. 이제 비싼 이유가 납득이 되시나요..? (빗물로 세척하는 건 저도 놀랐습니다.)
사실 프라이탁의 미래는 예상이 됩니다. 네? 제가 어떻게 그걸 아냐고요..? 너 뭐냐고..? 프라이탁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투자는 받지 않고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신념으로 가방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라이탁은 최근에 의류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다 쓰고 버렸을 때 완전히 분해되는 작업복은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로 아예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가방에 사용되는 트럭의 방수포도 완전히 분해되는 소재로 만들기 위해 연구, 개발하고 있습니다.
프라이탁의 미래는 아마도 '환경'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환경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프라이탁의 올곧은 철학에 공감하는 많은 이들이 다시 또 프라이탁을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격적인 마케팅, 자극적인 슬로건이 아니라 '환경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고 그에 보답하듯 프라이탁을 자체적으로 홍보하는 고객들... 이것이야 말로 브랜드가 성장하는 가장 깨끗한 선순환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