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쟁반
누군가의 피곤을 받아 안고
지친 마음 위에 따뜻한 위안을 실어 나른다
흔들리는 물 잔
넘칠 듯 가득한 커피 향까지
떨리는 손끝을 대신해
나는 묵묵히 무게를 감당한다
흔들려도, 쏟지 않도록
버거워도, 넘치려는 순간까지
나는 기꺼이 너의 잔을 감싸 안는다
누군가는 날 잠시 쓰고 놓고 가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누군가의 손 뻗음을 외면한 적 없다
텅 빈 나의 그 비움의 자리가
당신에겐 가득한 위로였기를
무게와 온기를 함께 싣고
그 하루를 오늘도 나는 담아낸다
나의 비움은 허망한 고독이 아니라
누군가를 담아내기 위해 남겨둔 가장 깊은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