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초코칩
“콩 한쪽도 나눠 먹어야지.”
저녁 밥상 위
내 입으로만 들어가는
반찬을 향해
아빠의 말은 국 위에 김이 내려앉듯
고요히 젖어들었다
아들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불은 꺼지지 않았다
희미한 불빛 속, 그의 어깨가 잠시 떨렸다
책가방 한켠
작은 주머니에서
초코칩 하나가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조용히 포장을 뜯는다. 치칫......
씹지 않는다
그저, 녹인다
입안은 달다
가슴은 쓰다
어제의 초코칩 맛이 아니다
단맛 속 어딘가
말로는 다 닿지 않는 무언가가 스며든다
아빠의 말을
살짝
마음으로 깨문다
초코칩을 손에 쥐고
엄마 방으로 걸어간다
문 앞에서, 발끝이 조심스레 멈췄다
그리고, 조금은 수줍은 미소가
입술 가장자리에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