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가장 오래된 연인에게』
반백년을 버티며
단 한순간도
나를 떠나지 않은
너
모든 것을 내게 바치고
이제 굳은살과 주름만
세월의 증거가 되었네
굽은 어깨와 무릎엔
일상이라는 무게가 내려앉고
단 하루도 쉬지 못한 허리는
나보다 먼저
고개를 숙였네
늘 다른 것들을
먼저 불러내며
너의 이름을 미뤄두었던
시간
내가 가장 늦게 사랑한
가장 오래된 연인
내 몸
애써 의식해야만
비로소 닿는
너의 고마움
그리고 아직도
내 곁에 머물러주는
유일한 약속
너
하나
내 옆에
그렇게
오늘도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