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나 숨 쉬는 이유
너를 보내고 나서
밤은
시간이 아니라
몸 안에 남은
숨의 방향이 되었다
살기 위해 끌어오는 숨은
깊어지고
놓기 위해 흘려보내는 숨은
늘
그보다 먼저 멎는다
그래서 내 안에는
끝내 비워지지 않은
너의 몫이
언제나 남아 있다
나는 낮을 산다
정해진 길을 걷고
익숙한 사람들 사이를 지나
아무 일 없는 얼굴로
하루를 그렇게 건너간다
조용히 묻는다
이렇게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한때
너의 눈동자에 비쳤을 때에도
의미였다는 것을...
이 평범한 견딤 또한
네가 바라보던
나의 일부였다는 것을...
오늘도 밤은 온다
아무 말 없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이 밤은 길다
네 이름을 부르다
멈춘
숨만큼
눈가를 따라 내려오는
느린 온도가
말없이
나를
어루만진다
여전히
너의 밤은
오늘도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