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재로 쓰다』
오늘도
사라진 문장들의 잔해 위에 선다
빛나지 못한 별들이
내 손바닥에서
가루로 흩어진다
끝내 읽히지 못한
사랑의 문장들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는다
너무 많이 만났고
너무 빨리 헤어졌다
그러나
잊힌 것들은
아직 죽지 않았다
한 번도 불리지 않은 이름처럼
한 번도 닿지 못한 입술처럼
여전히
어딘가에서
나를 부르고 있다
어제의 흩어진 재 속에서
나는 다시
작은 불씨 하나를 꺼낸다
너의 재는
오늘의 내 시가 되고
내 시는
다시 재가 될 것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나는
재 속에 눈물을 떨군다
그렇게 나의 재는
너의 입술로
다시
사랑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