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옷
구멍 난 양말 하나를
꿰매던 저녁
어머니의 바느질로
나는 조용히 삶을 입었다
단정 함이라는 가르침에
빨아 말린 흰 셔츠는
나의 하루를 지탱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목깃을 세웠고
서열과 예의를 위해
스스로를 단단히 여몄다
하지만 오늘, 나는
다른 옷을 입으려 한다
피부가 입는 옷이 아니라
마음이 닿는 옷을
사람에게 보이는 옷이 아니라
나를 꼭 안아주는 옷을
이제는 이렇게 차려입는다
한 벌의 태도
두 줄의 습관
세 겹의 침묵으로
그 옷은 라벨도
브랜드도 없다
그러나 따뜻하고
단단히 나를 감싸 안는다